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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뽈삐래 Jul 30. 2022

01. 발리의 액티비티

#4 로비나 LOVINA) 두근두근 돌고래 보러 가는 길

이뽈)

 돌고래가 로비나 비치에서 아침 사냥을 한다. 고온의 해수면에서 살 수 없는 돌고래는 수온이 낮은 동틀 무렵에만 나타나기 때문에 투어는 이른 아침에 시작한다. 태생부터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나는 일찍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었다. 돌고래 투어 두 번 못하겠다며 징징거리며 일어날 때는 언제고 돌고래 보고 나니 다음날도 또 하기로 했다. 해가 뜨기 전에 최대 6명까지 탑승 가능한 작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섰다. 분홍색 하늘이 참 예뻤다. 돌고래 덕분에 오랜만에 일출을 보았다. 이 작은 로비나에서 여행객 만나기 쉽지 않았는데 바다 위에서 다 만났다. ‘돌고래보다 사람 수가 더 많은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리 로비나_돌핀 왓칭 투어

 돌고래가 모습을 보였다. ‘판타스틱 Fantastic, 어썸 Awesome, 원더풀 Wonderful’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 언어의 감탄사가 들려왔다. 한국어로는 ‘대박’, ‘쩔어’. 서호주 돌고래 자원봉사까지 다녀왔던 나의 돌고래 사랑은 이 날에도 크게 표출되었다. 돌고래가 여기저기서 나타나자 반쯤 미쳐있었고 눈에 담기에 바빠서, 돌고래 움직임 하나하나에 리액션하기 바빠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도 없었다.


 배들이 돌고래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걸로도 모자라 진로를 방해했다. 눈살이 찌푸려졌다. 내 최애 건들지 말라고! 돌고래 입장에서는 길막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거기 배 빼요! 이봐요! 돌고래가 뛰어노는 걸 우리는 지켜보기만 하는 거라고요. 이 투어는 ‘왓칭 돌핀 Watching Dophing’이라고요! 돌핀 왓칭이 아니라 돌핀 헌팅 같았던 시간. 돌고래가 스트레스로 다시는 로비나에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우리 배는 사전 합의하에 돌고래에 바짝 다가가지 않았다.


 애초에 가이드는 돌고래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나 어디서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한쪽에 돌고래 떼가 출몰했다고 해서 그쪽으로 가면 이미 떠났기 때문에 쫓아가는 것은 의미 없으며 기다리면 돌고래가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 했다. 그의 말은 적중했다. 과감하게 다른 배들과는 다른 루트를 선택한 덕분에 여기저기 돌고래 천지였다. 돌고래가 워낙 많다 보니 배가 한쪽으로만 몰리지 않아서 여유로이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었다. 심지어 돌고래들이 점프를 하고 한 바퀴 돌기, 등배 치기도 했다. 그들의 예쁜 짓에 이미 나는 홀라당 넘어갔다. 운 좋은 날에만 볼 수 있다던데 이 날 로또를 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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