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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뽈삐래 Jul 31. 2022

02. 15년 지기 친구들의 첫 해외여행

#3 물놀이하는 우투리와 씰킴

 천하장사 A양을 이겨 보겠다고 세 명이 달려들었으나 타고난 힘과 지치지 않는 체력에 완패. 태릉이 놓친 인재 앞에 우리 셋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두 손 두발 들고 항복할 수밖에. 역시 근육몬은 근육몬이었다.

바닷가에서 스노클링을 했다. 스노클링 장비가 하나뿐이라 한 명씩 돌아가면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으나 그동안 세 사람은 물장구치고 수영하며 잘 놀았다. 수중 환경도 좋고 어종도 다양해서 우리 모두 스노클링을 즐겼다. 단 한 사람 빼고. 하필 마지막 타자 Y양이 바다에 들어갈 때는 파도가 세서 제대로 스노클링을 즐기지도 못하고 물고기 한 마리 못 봤다고 했다. 바다가 싫어하는 여자.

발리 누사 렘봉안_드림 비치

 Y양이 열심히 물장구를 친다. 거친 물보라를 휘날리며. 고작 30cm 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한 듯하다. 그러고 나서 나 정말 잘하지 라는 표정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 얼굴을 치켜들었다. ‘이렇게 수영하는 거 맞지?’ 우리 셋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 엄지를 치켜들며 ‘씰킴’이라고 (그녀는 ‘김’씨이다.) 치켜세웠다. 혹여 마음 상할라. 수영장에서 그녀의 폭주가 시작된다. 우다다다 수영을 하고 나서 한참 왔다는 표정으로 돌아섰으나 여전히 제자리걸음. 귀국 후 수영을 배운 그녀는 이제 어엿한 씰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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