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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뽈삐래 Aug 02. 2022

02. 15년 지기 친구들의 첫 해외여행

#5 자연 속에서의 요가와 플랭크

 ‘요가 반 Yoga Barn’, 좁은 골목을 통과하면 탁 트이는 전경과 함께 자연 속 요가 세상이 펼쳐진다. 울창한 나무들이 건물 전체를 휘감고 있어 흙냄새와 풀냄새가 진동했다. 자연의 일부를 들어다 놓은 듯했다. 우붓에 온 목적은 요가였는데 요가 자체보다 요가 환경이 더 마음에 들었다. 교실 통유리 창 너머로 보이는 열대우림 풍경이 요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심신에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심지어 나무 기둥만 있을 뿐 창과 문도 없는 교실도 있었다. 사방이 콘크리트 벽이 아닌 초록색 이파리들에 둘러 쌓여 있으니 이너 피스가 자동으로 될 수밖에.

발리 우붓_새벽 요가하러 가는 길

 우리는 몸 쓰는 게임을 즐긴다. 예를 들면 허벅지 싸움, 플랭크 오래 버티기, 팔 굽혀 펴기 등. 왜 이런 걸 하냐고 묻는다면, 그냥 재밌어서다. 같이 있는 곳이 한국이 아닌 발리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았다.


 약골 Y양이 뜬금없이 체력이 좋아졌다며 플랭크 내기를 걸어왔다. ‘네가?’ 여섯 개의 의심하는 눈동자. 그렇게 시작된 플랭크 최강자 가리기. 근수저 A양은 역시나 끄떡없었고 우리 둘과 Y양은 허벅지가 달달 떨리기 시작했다. 어라? Y양이 꽤나 오래 버틴다. 결국 우리 둘이 먼저 백기를 들었다. 우리만의 체력 순위에서 Y양은 만년 4위였다. 언더독의 승리인가.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개했다. 의기양양해진 Y양. 부동의 1위, A양은 우리 둘을 보며 혀를 찼다.  


 우리의 우붓 여행은 아육대 저리 가라였다. 어디서 아이디어가 나오는지 온갖 몸 쓰는 게임을  했다. 순위는 시시각각 변했다. 그러면서 서로 놀리고 깔깔댔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재미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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