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왜 화를 내야만 말을 들어주는 거죠?
숙소 주인이 추천해 준 스노클링 투어사 대신 우리가 알아본 투어사를 선택하자, 처음의 친절했던 태도는 180도로 변했다. 같은 프로그램이라면 절반 가격하는 업체를 선택하는 게 당연한 이치 아닌가. 일은 숙소를 떠나는 날 결국 터졌다.
외진 곳에 위치하여 교통수단 없이는 선착장으로 이동이 불가했고 사전에 체크아웃과 동시에 무료 드롭 오프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했다. 분명 시간 맞춰 준비하겠다고 했으며 예약 단계부터 재차 강조한 부분이었다.
체크아웃 1시간 전에 마지막으로 확답까지 받았건만 모든 정황을 아는 숙소 주인은 공석이었고 직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일분일초도 있고 싶은 않은 이 숙소에서 벗어나고자 직원들 중 한 명을 붙잡아 지금 당장 숙소 주인에게 연락을 해달라 부탁했다. 그렇게 방치된 채 한 시간 반 후에 그가 나타나서는 운전을 담당하는 직원이 쉬는 날이라며 드롭 오프가 안된다는 어이없는 핑계에 마지막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화를 내는 것이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상황의 심각성은 알릴 수 있지 않은가. 우리의 계속되는 컴플레인에 이제 막 도착한 투숙객들이 우리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들은 숙소 주인이 직접 픽업을 했다. 일이 커지자 그는 수습하기로 마음을 먹었는지 결국 드롭 오프를 제공했다. 그래도 빡침이 가라앉지 않았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구글 숙소 평가에 정성껏 최악의 리뷰를 남겼고 가장 낮은 평점을 주었다. 그래도 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