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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Sep 22. 2016

읽는다는 것

겁이 많아서, 그래서 읽는거야

어렸을 때부터 겁이 많았다.

깜짝깜짝 잘 놀래기도 잘하고 어딜 가면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는 했던 아이였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언니니까 본보기가 되어야지, 동생은 언니를 다 따라한단다, 엄마가 없을 때는 보라, 네가 엄마가 되는거야, 라는 소리를 아주 잦게 들으면서 커왔다.


겁이 많은 태생의 내가 누군가의 본보기라니, 난 내가 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바쁘게 일하시는 부모님의 빈자리를 대신하려고 찾은 것이 책이었다. 텍스트 안에서는 지혜로운 학자가 있었고, 용기있는 모험가가 있었고, 사랑스러운 소녀가 있었다.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펼쳐졌고, 그 안에서 나는 틀과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래서 읽는다는 행위에 집중했던 것 같다. 읽음으로써 다른 사람의 생을,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읽음으로써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었다. 읽음으로써 그들에게서 도전을 받을 수 있었고, 읽음으로써 그들에게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살아갈 때 의문이 들면 책은 그 자리에 항상 서서 내게 답을 주었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무언가를 배우고 싶거나 알고 싶으면 항상 책을 제일 먼저 찾는다. 그것이 비효율적인 방법이라 할지라도.


읽음으로써 완전케 되는 것, 읽음으로써 더 단단해지는 것.


그래서 나는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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