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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Sep 28. 2016

노래한다는 것

내 인생의 멜로디, 내 삶의 하모니

음악을 좋아하게 된 건 본능이었다.


나를 가지셨을 때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피아노 음악을 많이 들으셨다는 엄마.

엄마는 당신의 못다 한 성악가의 꿈을 첫째 딸을 통해 이루고 싶으셨던 것인지 기억이 안나는 어린 시절부터 나는 피아노와 함께였다.  연습하기 싫을 때면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공연 실황 비디오를 틀어주시며 이렇게 되라고 말씀하시던 엄마가 똑똑히 기억난다. 노래하기도 아주 좋아했기에, 유치원에서 동요대회나 동화구연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곤 했었는데...


초등학교 때에도 음악 시간에 쓸 노래 테이프를 만들기 위해 교과서에 있는 노래를 다 불러야 했던 기억도 있고, 학교에서 열렸던 동요대회에서 우리 반 대표로 나갔을 때 잔뜩 긴장해서 노래를 부르고는 자리에 내려와 긴장이 풀려 노곤한 채로 정작 상을 받아서 호명되었을 때는 잠들어 무대에 올라가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음악과 노래라는 것은 항상 내 삶에 있었다.


피아노를 배울 때 선생님은 단조의 노래들만 좋아하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이너 류의 음악을 좋아하면 인생이 그렇게 우울하게 된다는 말이 있어. 밝은 장조의 노래도 듣곤 해봐."


슬픈 선율의 마이너 곡만 치기 좋아했던 내게 내 인생이 그렇게 하나의 노래가 된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인생에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 사고, 일들이 하나의 멜로디가 되고 높고 낮은 음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룬다는 그 사실을 그 때 깨달았다.


오래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30년을 살아오면서 내 삶에는 여러가지 굴곡들이 있었다. 우울한 단조계의 멜로디가 메인 선율이었던 때가 있었고, 그 다음 악장에서는 밝은 장조의 스타카토 멜로디가 울려퍼졌을 때가 있었다. 대학교에서 음악을 공부하며 친구들과 어울리고 함께라는 것의 참 의미를 알았을 때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내 삶의 오선지를 물들였다. 졸업 후 직장을 찾는 취준생의 신분으로 있을때는 단일한 하나의 선율이 전부였다.


앞으로의 미래는 알 수 없다. 어떤 멜로디가, 장조일지 단조일지, 하모니로 아름답게 꾸며질 것인지, 단일한 음률의 노래가 될 것인지, 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신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최선을 다 해 내 삶을 아름다운 노래로 만들고자 하는 나의 목표다. 


음울한 선율일때도 있겠지, 그치만 그 다음에는 극적으로 아름다운 멜로디가 울려퍼질거야. 


다음 악장의 멜로디가 기다려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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