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이지만 나는 한국인이다.

2025년 5월 20일 5분만에 말이 이렇게 바뀐다고?

by 다정한 똘언니

약간의 스포를 해보자면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는 하루가 된 것같다. 오전 일찍 변호사와 약속을 한 장소로 나 혼자 나갔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함께 있으면 이곳저곳 만지고 앉고 하는 등, 여기 사람들이 볼 때 처음보는 사람에게 있어서 다소 불편함을 보일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김오빠가에 맡겨두고 나 혼자 외출을 했다.


무려 벤츠 마을버스를 타고 집 앞에 도착을 했다. 내려서 부동산 지인을 만나서 집 안을 볼 수 있었다. 집은 아담했다. 평수로 치자면 15~16평 정도? 방은 2개인데 크지 않았고 작은 방에 침대가 각각 들어가 있었다. 세탁실에는 세탁기 한 대와 작은 벽장이 있었고 그 안에는 보조로 쓸 수 있는 수건과 몇가지 청소도구가 있었다. 욕실은 1개였는데 샤워실과 변기는 분리가 되어 있었다. 거실은 아담했지만 TV와 식탁도 있었고 바로 그 뒤로 주방이 위치해 있었다. 작지만 사람이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되어 있는 곳이었다.


맨 처음 이 집에 대해 부동산 지인이 했던 말은 이랬다. 에어비앤비로 내주던 집인데 계절별로 단기임대를 하기도 한다, 그러니 3개월치 월세를 한번에 완납을 하고 보증금 없이 깔끔하게 3개월만 살다 나오는걸로 하자. 라고 하는것이 그들이 먼저 제안했던 조건이었다. 집을 다 보고 나왔고 스페인에서 뗄 수 있는 서류를 최대한 준비해서 부동산 지인에게 전달했다. 이미 알고 있던 내용들이라 알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좋은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그 집에서 나오고 5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변호사에게 연락이 왔다. 한숨을 쉰다.


-3개월이 아니라 4개월을 살아야 한다는데?


그래, 시간이 짧은 것 보다는 나으니까 4개월 뭐 어떠냐 싶었다. 그런데 몇 초 후에 또 문자가 왔다.


-그리고 보증금을 줘야겠어. 2개월치 보증금 내놔.


완납을 하겠다고 했는데 보증금을? 돈 돌려주고 하려면 복잡하다고 해놓고? 그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다시 문자가 또 도착을 했다.


-2개월치 월세 선납, 2개월치 보증금 납부, 살다가 2개월치 월세 선납해. 아! 그리고 인터넷은 없으니까 니가 알아서 달아야 한다.


에어비앤비로 운영을 했던 집이라고 하더니 와이파이 모뎀도 없다는 소리인가? 현지인인 변호사조차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효율성과 실용주의를 잘 챙기는 한국인인 나는 어떨까? 이해는 커녕 "미쳤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름에 대한 인정이나 이해는 하지 않아야한다는 내 판단이 섰다. 그리고 단호하게 변호사에게 이야기 했다.


"이 집, 없던걸로 하자"

이 정도 방 크기에는 이 크기의 침대를 안 넣는게 맞는것 같은데...
1층이라 바퀴벌레가 파티를 벌여도 남는 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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