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의 회식 탈출기
회사 내 메신저엔 여러 단톡방이 있다.
1번은 팀장을 포함한 공식 부서 방이다. 보고 위주의 딱딱한 대화가 오간다. 전형적인 회사생활의 메신저 방이다. 2번은 팀장을 뺀 부서 방이다. 실무자들끼리 보고 전에 합을 맞추는 공간이다. 여전히 긴장감이 있다.
3번은 사원부터 과장급만 있는 방이다. 농담도 푸념도 가능하다. 그리고 4번 방이 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방이다. 부서 내 찐친 네 명이 모인 사적이고 유쾌한 공간이다.
4번 방에서는 별별 이야기가 다 오간다. 회사 생활의 고충, 아이들 사진, 주말 생활, 부서 흑역사 등 주제가 다양하다. 웃고, 위로하고, 놀리고, 서로를 챙긴다. 최근의 놀림의 대상은 막내였다.
며칠 전부터 예정된 회식이 있었다. 하지만 전날까지도 멤버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막내는 언제나 유력 회식 당번이다. 막내를 도와주고자 선배들이 아이디어를 준다.
“데이트하러 간다고 해”
“강아지가 아프다고 해”
“다쳤다고 해”
선배 셋이 브레인스토밍하듯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막내는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내일 절대 안 갑니다.”
다음 날 아침, 팀장이 물었다. “오늘 회식 누가 가니?”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팀장이 한마디 더 한다. “막내야. 너 오늘 갈 수 있지?” 막내가 대답한다. “네…”
4번 방은 난리가 났다.
“그렇게 고민한 게 ‘네’ 한 마디냐?”
“시뮬레이션을 어떻게 한 거야?”
“소고기 배 터지게 먹고 와라”
“부럽다~”
오늘도 막내는 놀림을 받는다. 매번 윗사람에게 끌려가는 나를 보고도 후배들은 놀린다.
같이 놀리며, 챙기며, 웃는다.
이런 동료들이 있기에 회사생활은 할만한 것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