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만 원이라도 다시 먹고 싶은 치킨

그때 그 자리, 가족의 온기

by 배부른기린

어릴 적 이야기다.


아빠는 퇴근길에 집 앞 통닭집에 주문을 넣고 집에 들어오셨다.


“잘 다녀오셨어요”


인사하는 남매에게 아빠는 통닭을 주문했다고 말씀하신다. 남매는 신이 났다. 배달이 되지 않는 통닭집이다. 남매는 기쁨을 안고 통닭집으로 뛰어나간다.


막상 도착하면 닭은 아직 튀겨지고 있다. 동네 단골 통닭집 아주머니는 우리 남매를 귀여워해 주신다. 작은 간식을 챙겨 주신다. 간식을 먹으며 고소한 기름 냄새 속에 앉아 기다린다.


시간은 금세 흘렀다. 어느새 따끈한 통닭이 종이 상자에 담겨 나왔다. 그것을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발걸음은 가볍고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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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치킨 값은 6,000원이었다.


지금처럼 브랜드가 다양하지도 않았고 메뉴가 화려하지도 않았다.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정도의 단순한 선택지였지만 그 맛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치킨의 맛 때문만은 아니었다.


퇴근 후 집으로 들어오시던 아빠의 손길, 함께 웃으며 먹던 가족의 온기, 평범했지만 따뜻한 순간들이 바로 행복의 본질이었다.


세월이 흘러 치킨 값은 2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그때의 6,000원짜리 치킨이 그립다. 설령 6천만 원이라 해도 돌아갈 수 있다면, 그 시절 그 자리에서 가족과 둘러앉아 먹고 싶다.


단순하고 소박했지만 가장 감사하고 소중했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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