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으로 일했으면 한다
와이프가 돈을 버는 것은 좋다.
그 일이 자기만족이라면 더없이 좋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면 나는 충분히 응원할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성취감을 얻는 일이라면 나는 언제든 옆에서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
돈을 벌어서 기쁘다기보다, 스스로 선택한 일을 통해 의미를 찾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생활비에 떠밀려서 일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빠듯한 살림을 메우기 위해 억지로 나서는 것은 마음이 무겁다.
돈 때문에 선택지가 줄어드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 장을 보면서, 아이 학원비를 내면서, 여행을 한 번 가려고 하면서 매번 지갑부터 생각하는 삶을 만들고 싶지 않다.
특히 아이 앞에서 돈 문제로 눈치를 보며 대화하는 모습은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다. 그런 기억은 아이에게까지 남는다.
그래서 차라리 내가 더 하겠다. 더 오래 일하고, 더 무겁게 짊어지겠다. 때로는 피곤하고, 때로는 억울해 보일지 몰라도 괜찮다.
내가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책임의 문제다. 가정을 지키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져야 할 몫이다.
물론 나 혼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세상일이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위기는 불시에 찾아오고, 변수는 늘 생긴다.
그래서 와이프가 자기만족으로 일을 한다면 오히려 감사하다. 그 일은 삶의 균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되고, 가족 전체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다만 돈 때문에 억지로, 울며 겨자 먹기로 일하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다.
왜냐고 물으면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아마도 나 스스로의 고집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고집 속에는 가족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내가 조금 더 무겁게 짊어지면, 와이프는 더 가볍게 숨 쉴 수 있지 않을까. 아이 앞에서는 더 당당하게 웃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단순한 바람 때문이겠다.
쓸데없는 고집이 되지 않도록 나는 더 뛰겠다. 조금 더 일하고, 조금 더 책임을 져도 괜찮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나의 몫이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불완전한 사람이지만, 가족에게만큼은 든든한 버팀목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