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비용은 의지박약에 대한 과태료다

돈으로 산 습관, 남은 것은 건강이었다

by 배부른기린

운동을 해야지, 다짐을 여러 번 했다.


헬스장을 등록하고 열심히 다니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며칠 가지 않았다. 몇 년이 흐른 뒤 다시 등록했을 때도 결과는 똑같았다. 며칠 가지 못하고 포기했다. 그렇게 실패의 기록만 반복됐다.


이 악순환을 끊고 싶어 친구와 함께 다니기도 했다. 혼자보다는 나을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초반에는 꽤 열심히 다녔다. 누군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 의지가 되었고, 마음도 잡혔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흐지부지됐다.


나는 내 의지력을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다른 방법을 택했다. 돈을 내는 것이다. PT를 끊었다. “돈을 내면 아까워서라도 가겠지” 하는 생각에서였다. 기간은 3개월, 주 2회 수업이었다. 신기하게도 이번에는 달랐다. 3개월 동안 1~2번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빠지지 않고 나갔다. 수업이 없는 날에도 혼자 운동을 나갔다.


3개월이 지나자 혼자서도 운동할 수 있는 지식과 습관이 쌓였다. 그 사이 운동의 재미도 알게 되었다. 땀 흘린 뒤의 개운함, 무게가 늘어날 때의 성취감, 몸이 달라지는 작은 변화를 보는 기쁨. 그 모든 것이 나를 움직였다. 지금은 순수하게 나의 의지로 혼자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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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의지박약을 고친 방법으로 돈이었다. PT 강습비는 내게 일종의 치료비였다. 동시에 약한 의지에 대한 과태료였다.


억지로라도 돈을 내고, 그 돈이 아까워서라도 움직이다 보니 습관이 바뀌었다. 결국 내가 부족했던 것은 의지가 아니라 습관이었다. 돈은 그 습관을 만드는 도구가 되었다.


의지가 약한 이들이 습관을 바꾸려면 때로는 이런 ‘과태료’가 필요하다. 책을 읽고 싶다면 독서 모임에 가입비를 내고, 글을 쓰고 싶다면 원고 투고를 약속하며 부담을 져야 한다. 처음에는 억지 같고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을 거치며 몸이 적응하고 마음이 바뀐다. 결국은 스스로의 힘으로 이어갈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앞으로 운동해야 할 날은 많고, 건강을 챙겨야 할 시간은 길다. 생각해 보면 PT에 들인 돈은 결코 비싼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싼 값이었다. 과태료라는 이름으로 지불했지만, 그 이상의 성장을 얻었기 때문이다. 돈은 사라졌지만 습관은 남았다. 습관은 앞으로의 내 삶을 지켜줄 자산이 되었다.


각자에게 필요한 분야가 있다. 그곳에 작은 과태료를 내보자. 그 과태료는 억울한 벌금이 아니라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일 수 있다. 돈으로 산 습관은 결국 돈 이상의 가치를 남긴다.


나는 그것을 경험으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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