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 않았던 평범한 대학 생활
대학교 1학년 때 OT를 갔다.
그곳에서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났다. 나를 포함한 네 명은 금세 가까워졌다. 대학 생활 내내 함께 추억을 쌓았다. 같은 수업을 듣고, 농구를 같이 했으며, 술자리를 함께했다. 방학이면 여행도 함께 다녔다.
우리는 모두 용돈을 받아 생활했다. 부모님께서 주시는 돈으로 학업과 생활을 이어갔다. 그래서 모든 비용은 늘 1/N로 계산했다. 밥값도, 술값도, 여행 경비도 나누어 냈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이었다. 몇 년의 시차를 두고 입대를 하고 복학을 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같이 다녔다.
복학 후에는 친해진 여자 후배들이 더해지면서 전형적인 복학생+재학생 그룹이 되었다.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고, 술을 마시러 다녔으며, 방학이면 여행을 다녔다. 공부도 열심히, 놀 때도 열심히 놀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고 즐거웠던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된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지금 돌이켜보니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용돈을 받아 생활했다. 알바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나뿐 아니라 내 친구들 모두가 그랬다.
대학 생활을 부모님의 도움으로만 이어간다는 건 누군가에겐 당연했겠지만, 누군가에겐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일이었다.
생각해 보면 알바를 하는 친구들도 주변에 있었지만, 그 친구들은 자연스레 우리와 멀어졌다. 시간적인 이유도 있었을 것이고,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친구들이 스스로 거리를 둔 것일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는 나와 비슷한 환경의 친구들만 남았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는 그랬다.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대학 생활은 누군가에게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생활이었던 것이다. 부모님의 지원이 없는 친구들은 같은 방식으로 참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사실을 대학 시절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 사회에 나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야 깨달았다.
그제야 대학 시절이 다시 보였다. 알바를 하며 생활을 이어가던 친구들을 왜 더 보듬지 못했을까. 그들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관계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물론 내가 다가선다고 해서 모두 더 가까워졌을 거라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르고 행동한 것과 알고 행동한 것은 다르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을 만든다. 때로는 그 선이 무섭게 느껴진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선을 인식하는 것이다. 선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선을 넘어 다양한 환경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보듬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결국 사람으로서 더 크게 성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