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처음 돈을 번 와이프의 한마디

와이프는 원석 같은 사람이다

by 배부른기린

와이프는 요즘 주식을 하고 있다.


친구의 권유로 주식 스터디에 참여한 것이 계기였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워 보였는데, 1년이 넘도록 꾸준히 활동하며 이제는 제법 재미를 느끼고 있다. 성향상 새로운 배움에 몰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주식도 오래 이어갈 거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와이프가 핸드폰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수익률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날 한 종목을 매도했는데, 실현 손익으로 100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 찍혀 있었다. 와이프는 환하게 웃었다.


“퇴사 이후 처음으로 돈 벌어본 거야!”.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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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 와이프의 연봉은 나보다 높았다. 회사 생활도 성실히 했고, 틈틈이 석사 과정까지 마쳤다. 욕심이 많은 성격이라 자격증도 여러 개 따 두었다. 명상지도사 1급, 유아숲지도사 같은 이색적인 자격증이 그 증거다. 그 시절, 자격증 시험이나 수업에 갈 때마다 차로 많이 데려다주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이프는 높은 연봉을 포기했다. 하고 싶은 꿈도 접어두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아이 곁에 남는 삶을 선택했다. 아이의 성장과 교육을 전담하며 살림까지 맡았다. 숫자로 환산한다면 그 값어치는 퇴사 전 연봉을 훌쩍 웃돌고도 남을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와이프의 선택을 존중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더라도 잠시 눈을 감고 육아의 길을 걸어왔다는 사실은 충분히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와이프가 가끔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말할 때 나는 하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한다. “한번 해보라,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라는 말을 되뇌며 등을 떠민다.


최근 와이프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시작하기 전에는 오랫동안 고민했다. 육아와 병행할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따져봤다.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시작하기로 결론을 냈다. 도전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지 않았을 때 후회가 남는다. 그렇게 한 달 전 새로운 길을 열었고, 지금은 나름대로 잘 이끌어가고 있다.


와이프는 원석 같은 사람이다. 잠재된 능력이 너무 많다. 그것이 언젠가는 빛을 발할 거라고 믿는다. 그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다. 그것이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자라고, 삶의 우선순위가 조금씩 변하면서 와이프가 자기만의 꿈을 펼칠 순간은 반드시 온다. 그때를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 원석에서 보석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과정은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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