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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몬 Jan 07. 2018

세계 최고의 기획회사를 꿈꾸는 서점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를 읽고

읽은 책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768663


기획의 정의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 중 하나는 바로 '기획'. 마스다는 CCC를 서점 회사나 생활잡화 판매업이 아니라 기획회사라고 부른다. 과연 그 기획이란 무엇일까?


 IT기업에서 이야기하는 '기획자'의 업무뿐만 아니라, 재무팀도 재무기획, 영업팀에도 영업기획 등 기획이란 글자는 정말 다양한 곳에 붙어 있다. 그만큼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모든 부분에 기획은 존재한다. 책에 명확하게 나와 있지는 않지만 그들의 기획을 간단히 정리해본다면, 기존 비즈니스에 안주하지 않고 이익이 날만한 사업기회를 계속 찾아내는 것 아닐까?



세상의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고 기존의 경쟁력은 언제든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기에 꾸준히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며 수요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CCC가 책을 팔든 가전을 팔든 뭘 팔든 잘 해낼 수 있다. 그런 마음이 마스다가 꿈꾸는 세계 최고의 기획회사 CCC가 아닐까 싶다.


(재테크도 수요가 끊이지 않는데, 각 세대별로 어떻게 제안할 수 있을까? 오프라인 증권사를 핀테크로 어떻게 온라인 기반 P2P로 옮겨올 수 있을까?)




디테일의 중요성


초고령화 사회를 가장 먼저 경험하는 일본답게, 프리미엄 에이지(소비력이 높은 60세 이상)를 정밀하게 타게팅한 비즈니스가 바로 츠타야 서점. 상품 구성부터, 영업시간, 편의 시설, 주변 경관 등 프리미엄 에이지를 위한 다양한 디테일을 고려했다.



그러면서도 절대 촌스러워 보지 않고 멋진 공간 구성까지! 사람들은 해마다 나이를 먹지만, 본인만큼은 젊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 마음이다. 따라서 츠타야 서점을 만약 노인요양병원처럼 만들어 놨다면 폭망 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작은 디테일의 정수가 지금의 츠타야를 만든 것이 아닐까?(나는 과연 우리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재테크 현황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나)




츠타야 vs 현대카드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주는 기업으로 국내에서 현대카드가 대표적인데, 츠타야와는 업의 본질이 다르기에 수준 차이도 극명하다고 생각한다.


츠타야는 시작 자체가 도서, 음반 판매 등 B2C 리테일 비즈니스. 현대카드의 본질은 고금리 대출업. 카드사는 차별화된 마케팅(광고, 부가서비스, 문화 행사, 공간) 등을 통해 카드 발급수를 늘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과 같은 고금리 대출 장사를 하는 회사. 현대카드 항상 라이프스타일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업의 본질 상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본질에 다가가기 힘들다. 내 삶에 적용되기 힘든 뭔가 멋져 보이는 그 무언가.. 마케팅비를 많이 쓰니 현금서비스/카드론 금리도 싼 편도 아닌 현대카드..



개인적으로 현대카드의 가장 아쉬운 공간 프로젝트는 공유 오피스인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현재 스튜디오 블랙이 위치한 강남역 홍우빌딩은 내가 과거에 일했던 삼성물산 토목사업부의 사무실 자리이다. 삼성물산이 강남역에서 철수하고 판교로 이전할 때 생긴 공실에 들어갔는데, 면적 자체가 넓지도 않고 높이도 높은 건물도 아닌데 건물 자체의 구조도 바꾸지 못해서 내부 인테리어만 수정하였다. 실제로 가보니 나름 이쁘게 꾸며놓긴 했지만, 아주 아주 아쉽다.


차라리 자유도가 높은 건물에 현대카드만의 감성을 듬뿍 담아서 만드는 게 좋지 않았을까? wework로 대표되는 공유 오피스가 공간 비즈니스에서 핫하고 수익성도 좋은 것은 알고 있으나, 굳이 강남역 그 자리에 들어가야 했을까? 꼭 그 자리에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가 궁금해진다. (부회장님이 원하신 건가?)




오프라인 서점의 미래


오프라인 서점에서 도서나 문구만 판매하는 비즈니스 자체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공을 만들어낸 츠타야 서점. 책을 읽고 지름신이 강림했을 때 바로 관련 상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상품 구성, 차별화된 매장 경험 등으로 앵커 테넌트로서의 훌륭한 역할을 해주고 있는 츠타야. 매장 잘되면 임대료 올려서 나가게 만들 수 있기에 계약도 매출 연동 수수료가 아닌 정액제로 들어가고, 더 나아가 T-Site를 통해 보여준 부동산 디벨로퍼로서의 역량도 충분하다.



단, 일본에서 잘 된다고 국내에서 무조건 잘되란 법은 없다. 츠타야처럼 서점 공간을 엄청 여유롭게 만들 수 있는 국내 서점 업체가 과연 있을까? 츠타야만큼의 협상력을 가지거나 결국 부동산 사업과 긴밀하게 연결되야만 할 수 있는 것인가? 오프라인 서점의 미래가 한국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26152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07266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70206010003316


논의를 더 확장을 했을 때, 아래 이야기도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1. 온/오프라인 리테일 비즈니스의 격전의 전개방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미 현재 미국에서 월마트, 메이어스, 시어스 등 오프라인 리테일 지점의 폐쇄 속도는 아마존의 성장 속도만큼 놀랍다.


https://www.theatlantic.com/business/archive/2017/04/retail-meltdown-of-2017/522384

https://estimastory.com/2017/05/01/alexashopping/


2. 서점도 결국 책이라는 콘텐츠를 파는 비즈니스. 츠타야도 책 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했고, 연관된 상품을 패키지로 판매하고 부동산 사업까지 비즈니스 라인을 확장하였다. 콘텐츠 비즈니스 그 자체로 자생할 수 있는가? 결국 훌륭한 비즈니스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최선 인가?


3. 전자책과 하드카피 책은 어떻게 공존해 갈 것인가? 전자책이 얼마나 M/S를 가져올 수 있을까?




인상 깊었던 구절


고객의 기분으로 답을 찾고 성실하게 그 답을 실현하면 고객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인데 하는 사람은 적다(p22)

변화에 대응만 하고 있어서는 회사가 무너지고,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는 한 회사는 성장할 수 없다. 주체성이 없는 사람의 집단은 변화에 뒤처져 사회에서도 도외시당한다(p72)

사람과 사람이 약속을 하고 그것을 반복하여 실현함으로써 신용은 생겨난다(p78)

데이터를 보며 세상의 변화를 발견하고, 고객의 사고를 이해한다. 하지만 데이터만으로는 아무것도 생기지 않는다. 데이터를 읽는 감성과 경험이 중요하다(p80)

성장할 수 있는 것은 기쁘지만 동시에 큰 상대와 싸워야만 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피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 물론 성장하기 위해서는 싸우는 수밖에 없다(p106)

스스로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즐거움도 없고 성장도 없다(p119)

리더는 사람을 통합하고 움직이는 힘을 갖춰야 하지만, 기술력도 물론이거니와 그 집단이 가져야 할 꿈을 그리는 힘이 더 중요하다(p126)

건강한 조직의 4요소. 1) 명확한 목표 2) 단순한 조직 3) 팀워크 4) 신상필벌(p133)

고객이 매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해 매장은 존재하고 있다(p160)

기획의 본질 4가지. 1) 고객가치 2) 수익성 3) 사원의 성장 4) 사회 공헌, 기획의 진수는 손님이 기뻐할 만한 것을 만드는 것이다 (p173)

일을 더 해주기를 바라기 전에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사람은 움직여주지 않는다(p191)

좋은 기획을 위해 회사에 있지 마라 세상 속에 있어라(p299)

결과는 원인에 의해 생겨난다. 결과를 구해도 결과는 생겨나지 않는다. 원인을 만들어야 한다(p306)

신용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p333)

사람이나 회사라는 주체는 존재 그 자체가 미디어이며 메시지를 내포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p397)

실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말은 몸의 무늬다. 말에 헛됨이 없고 말에 힘이 있는 사람은 분명 그런 삶의 방식을 갖고 있다(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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