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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BTY Jul 22. 2019

조직문화를 어떻게 쉽게 설명할까?

용어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서 그 용어를 어떻게 해석하고, 실행하는가도 달라진다.

조직문화 관련 스터디를 하기 전에는 '조직문화'라는 용어에 대해서 정의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 않았다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은 회사로 보일 수 있을까 등을 더 고민했던 것 같다. 그저 단순히 회사가 좋아 보이는 프로그램 또는 제도 등으로 생각하니, 조직문화를 좋게 만들기 위한 기획들은 제도 또는 프로그램 수준이었다.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고자 하면 보통 일하기 편안한 복지 또는 워크숍 등을 기획하게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조직의 구성원들이 원하는 방향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조직문화를 만들거나 개선하기 전에 조직문화는 무엇일지 또는 지금의 조직문화는 어떤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 내리지 않고 진행하게 되면, 그저 다니기 편한 회사가 조직문화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HR 담당자로서 나는 어떻게 조직문화를 정의하고, 설명해야 구성원들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았고, 그 결과 나름의 정의를 내리게 되었다.


조직문화란, 창립일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투명한 조각이다.
unplash


문장을 다시 쪼개 보면,   

사업을 위해 무언가를 시작한 때부터 현재까지의 : 기업이 지속해온 기간이며, 단순히 사업자를 낸 창업일이 아니라, 사업을 구상하고, 팀원을 모으기 시작한 순간부터 조직문화는 만들어진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 한 명이 만들 수가 없고, 모든 구성원의 영향력이 반영된다.

만들어가고 있는 : 회사의 기본적인 HR 제도, 조직 활성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활동 자체 등 회사의 모든 활동들이 조직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하며(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도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투명한 조각이다 : 조직문화는 보이지 않지만, 구성원들 누구나 '조직문화'라는 것에 대해서 알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이 알지 못할 수도 있다. 모두가 동일한 그림을 그리고 만들어가고 있다면, 그것은 그 조직이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서로가 다른 그림을 그리고 만들어가고 있다면, 줄다리기 같은 상황만 되는 것이다.


그러면 HR 담당자로서 해야 할 일도 분명해진다.   

  1. 이전부터 지금까지 조직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파악한다.

  2. 구성원들이 회사의 조직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공유하며, 같은 그림을 맞추어가도록 조율한다.


당연한 소리 같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일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조율한다."라는 한 단어로 표현된 것에 수많은 과정들이 필요하다. 아주 멋들어진 말 같지만, '조율'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경영진/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그림을 그리고, 양쪽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작은 스타트업일 경우, 모든 구성원을 직접 만날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규모에서는 결국 리더들을 설득하고, 리더가 팔로워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 과정 없이 조직문화를 만들거나, 변화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망치는 일이 되어버린다. 함께 만든 것이 아니라 한쪽이 주장하거나 강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의할 것은 현재 조직에 없는 문화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에드가 샤인의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세 가지 요소로 설명할 수 있겠다. 

'최고 직장' 구글이 부럽다고? CEO의 의사결정이 곧 조직문화다. (DBR. 165호, 2014년 11월)

'인공물'과 '표방하는 가치'는 경영진 또는 조직문화 담당자가 새롭게 만들어서 발표할 수 있지만, 실제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내재되어 있는 '기본적 가설'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새로 만든 것들은 어느 하나 효과를 발휘할 수 없게 된다. 효과를 발휘하는 '인공물'과 '표방하는 가치'를 만들고자 한다면, 결국 현재 조직 내의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들 중 강점이 되는 것을 파악하고, 설계해야 한다.


이를 잘 표현하는 사례가 바로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인 것 같다. 이전에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의 저자이신 박정준 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에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을 어떻게 내재화시키는지 질문을 했을 때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아마존의 리더들이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의 기업에서 리더십 원칙을 만들자고 한다면, 아마도 다른 기업들의 리더십 원칙 또는 평가 기준들을 가져오고, 괜찮은 것들을 추려서 앞으로 이렇게 합시다라고 발표할 것이다. 그것이 실제로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정이 되기까지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전에 그 원칙들은 다시 다른 것들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할까 라고 묻는다면, 아마존과 동일하게 현재 구성원들이 느끼는 현재 리더들의 강점을 추리고, 이를 강화시키기 위한 제도들을 설계해야 한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리더십 원칙뿐만 아니라,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모든 활동들이 동일한 순서로 설계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단순히 있어 보이는, 허울뿐인 조직문화가 아니라, 실제 조직의 강점을 강화시킬 수 있는 '좋은' 조직문화가 될 것이다.


HR에 정답은 있다. 하지만 정답은 언제나 오래 걸리고 어려운 일이다.
그 과정을 실제로 해낼 수 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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