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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BTY Jul 26. 2019

신뢰를 쌓는 것은 도미노 블럭을 쌓아가는 것과 같다.

쌓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기업의 HR을 담당하면서 조직 내에서의 '신뢰'라는 키워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신뢰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만, 명확한 해답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아래 두 가지 아티클과 테드 영상을 보고 나름의 고민과 경험이 조금은 정리가 되는 듯하여 글을 쓰게 되었다.


조직이 점점 프로세스에 집중하는 이유.

프로세스를 조직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프로세스에 대한 요구를 조직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그 어떤 시그널이다... 그것을 잡고, 다시 커뮤니케이션과 신뢰관계를 회복하라.


[DBR] 조직제도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응급환자가 근처의 병원을 믿듯...

조직 내 신뢰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경영자와 관리자가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것은 신뢰(trust)는 신뢰성(trustworthiness)이 높아질 때 따라서 높아지는 것이라는 기본 전제다. 신뢰는 ‘믿겠다’는 행동이고 신뢰성은 ‘믿음을 받을 만한 자격’이다.


[TED] Onora O'Neill │What we don't understand about trust

우리는 신뢰성을 조금씩 다시 쌓을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뢰라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들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 독특합니다. 다른 사람이 주는 것이지 여러분이 쌓을 수는 없는거죠.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믿을만한 이유를 줄 뿐입니다.

 도미노와 블럭 

도미노 = 도미노를 완성시키기 위한 블럭들이 모인 결과   

처음에 블럭이 많이 없을 때는 빠르게 세울 수 있다. 쓰러져도 금방 다시 세울 수 있다.  

하지만, 블럭이 많아질수록 블럭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서 세워야 한다.

단 하나의 "블럭"이 잘못 쓰러지면,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지기 때문이다.

블럭의 방향도 중요하다. 모든 블럭이 하나의 방향으로 세워져야 한다. 단 하나의 "블럭"이 다른 방향으로 세워지면, 완성이 되지 않는다.  


 신뢰와 신뢰성 

신뢰 =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행동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을 때의 결과   

처음에 사람이 많이 없을 때는 빠르게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신뢰가 무너져도 금방 다시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람 신뢰를 깨는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한번 신뢰를 깨는 행동은 이전의 모든 신뢰받는 행동들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스스로 신뢰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단 한 명이 신뢰하기 어려워지면, 조직 전체의 신뢰는 완성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HR 담당자에게 임원 또는 구성원들이 '프로세스를 만들어주세요.'라고 요청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프로세스'란 결국 불신을 기본 가정으로 만들게 된다. 비효율적인 결재 프로세스나, 규정들이 바로 그것이다. 만약 서로를 신뢰하는 '신뢰성'이 높은 조직이라면, '관리'라는 것이 불필요하다.(하지만, HR 담당자로서 기본적인 규정들을 만드는 것은 필요하다. 만약 프로세스를 잡고자 한다면, 신뢰를 받고 있고, 조직 전체를 함께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진 사람들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점검/개선해야 한다.)


HR담당자로서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했을 때에 '신뢰'라는 것이 어떻게 무너지는 경험을 했었다. 

해당 과정이 끝난 후에 왜 그렇게 되었는지 스스로 정리를 해보았을 때, 수많은 원인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떨어진 신뢰' 였던 것 같다. 일단,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하게 된 이유도 더 이상 구성원의 자유에 맡기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프로세스의 실제 목적이 [A]라고 한다면, 구성원들에게 이야기할 때에는 [A']라고 커뮤니케이션했다. 그 목적을 위해 실제 진행되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목적이라는 출발선이 다르다. 그리고 그 다른 목적을 구성원들이 어떻게든 느끼게 된다. 


결국 단 한 번의 시도는 조직 전체의 신뢰를 와르르 무너뜨렸고, 불신은 또다른 불신을 낳았다. 불분명한 목적, 구성원들이 동의하지 않는 기준, 제도를 실행하는 HR팀의 역량 부족들이 겹쳐졌다. 하지만, 실제 기획부터 진행까지 HR담당자로서 직접 실행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다.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하면서 배우게 된 것은

한 번의 신뢰받지 못하는 행동은 연쇄적인 불신을 만들게 된다는 것.

프로세스/제도를 설계할 때는 구성원들의 신뢰와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 동의 없이 진행되는 제도는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

솔직하고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것.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어느 정도 비슷하게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A로 이야기한 것을 A로 듣지 못한다면, 말한 사람이 잘못한 것이고, 실제로 말하려 하는 것이 A인지, 제대로 A로 말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

신뢰는 프로세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


신뢰와 조직문화는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조직문화 담당자를 세운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구성원이 매 순간의 행동들과 생각이 신뢰와 조직문화를 만든다. 매 순간순간 신뢰받을 수 있는 행동과 말들을 쌓아야 한다.  '서로를 신뢰합시다'라는 말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그렇다면 처음에는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 '우리는 서로를 신뢰하고 있나요?'라는 말로 먼저 시작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만약 지금 조직의 신뢰가 무너져서 회복하고자 한다면, 단순히 '서로를 신뢰합시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먼저 본인부터 신뢰받고 있는가, 신뢰받을 행동을 하는가 점검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신뢰가 무너졌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어떻게 구성원들이 스스로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아야 한다. 


도미노는 모두 세우고 쓰러트리면서 완성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신뢰는 완성이라는 것이 없다.
계속해서 신뢰성이라는 블럭들을 세우고 키워나가야 한다.


HR에 정답은 있다. 하지만 정답은 언제나 오래 걸리고 어려운 일이다.
그 과정을 실제로 해낼 수 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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