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던 나의 4개월 알바 생활
4월부터 3개월간 나의 투잡 라이프가 시작됐었다.
약 6개월간 백수생활을 즐기며 제2의 직업을 찾던 나는
원래 하던 프리랜서 일이 들어오는 순간, 바로 오케이를 했고
아직까지는 원래 했던 일을 버리지 못하겠다는 걸 깨달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 일단 많이 벌 수 있을 때 최대한 벌어두자.
제2의 직업은 좀 더 미뤄두자.
그렇게 나의 본업과, 주말 편의점 알바 투잡을 어언 3개월 이어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길이 없었다.
주말에 온갖 핑계를 대서 본업에서 빠져왔는데
도무지 빠질 수 없는 상황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겠나
본업을 그만둘 수 없으니 알바를 그만둘 수밖에..
평일, 하루 종일 아이디어 짜내며 머리 굴리고, 팀원들과 복작거리며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주말, 조용히 나 혼자만 일하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건
나에게 너무너무 힐링이었다.
피곤해서 가기 싫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들지 않을 정도로
나에겐 일 같지 않은 나름의 힐링 스페이스였는데 이걸 그만둬야 한다.
더 늦어져서 좋을 것은 없으므로 약 그만둬야 하는 시점 약 한 달 전에 점장님에게 이야기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둬보는 일은 처음이었다.
왜냐하면 약 20년 전 했던 편의점 알바는 사장님이 가게를 정리하면서 자연스레 그만둬야 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이후에 다른 알바를 해본 적이 없기에,,
혹시 왜 6개월을 채우지 못했냐, 더 빨리 이야기했어야지, 하는 그런 소리를 들을까
나이 40에 두렵기도 했다.
내용이 너무 길어 점장님께 카톡을 남겼다.
요는 본업과 병행하고 있었는데 지금까지는 최대한 지장 없게 조율을 할 수 있었는데
도무지 뺄 수 없는 시점이 왔다,
그래서 7월 6일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사람을 못 구하시면 제가 본업으로 나가야 하는 주말 제외하고는 더 일할 수 있다, 였다
카톡을 보내고 자꾸 신경이 쓰일까 봐
예약 카톡을 넣어두고 신경을 끄고 있었다.
몇 분 뒤 답장이 왔다.
“네 알겠습니다 아쉽네요 ㅜㅜ 담주에 공고 올리고 구하는 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답장이 오는 순간 다행이다 싶으면서 아쉽기도 했다.
아르바이트 세계에서는 퇴사가 굉장히 쉽구나
이제 진짜 끝이구나
그렇게 아르바이트 퇴사(?)를 선언하고
이제 아르바이트할 일이 딱 4번 남았다.
이제는 진짜 내 집처럼 편안해진 이 공간을
4번만 오면 못 오게 되는 것이다.
아쉽고 또 아쉽다.
정말 최적의 알바자리였는데,,
내가 본업을 또 마치게 되고 이 편의점에 돌아올 수 있을까?
4개월만 하고 그만둔 사람을 다시 써주지는 않겠지?
왜인지 여기가 좋았다.
백수일 때는 집에서만 놀기 눈치 보이는데 주말 아침마다 약속 있는 척 나와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좋았고,
일할 때는 하루 종일 치열한 현장 한가운데 있다가 주말에 고요하게 쉴 수 있어서 좋았다.
내 성향에는 정말 딱 인 것 같은 아르바이트였다.
서로에 대해 관심 가지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인연, 마음을 안 써도 되고, 일방적으로 일만 하면 된다.
주고받지 않고 그냥 다 지나가는 인연, 부담 없는 사람들, 한 번 보면 끝인 사람들
이번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이쯤에서 끝나지만
미래에는 정말 나의 유일한 잡이 되어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은 4번, 큰일 없이 잘 마무리하고 싶은 나의 바람이다.
그동안 나의 도피처이자 휴식처가 되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