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어, 하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였나?
읽지도 않은 이 책 제목을 기억하는 이유는 뇌리에 한번에 박히는 워낙 '잘 짜여진 메시지'라서 그렇다.
좀체 메시지를 기억하기 힘든, 메시지 과잉 시대에서
내가 읽지도 않은 책 제목을 기억할 정도니까.
혹은, 요즘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한 줄에 잘 담았다 싶어 그럴지도.
여튼, 이 메시지처럼.
요즘 직장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참 힘들다. 짧지 않은 육아휴직. 말이다.
중소기업, 대기업 할 거 없이 출산휴가 육아휴직은 참 어려운 문제다.
나만 해도 임신 초, 퇴사 뜻을 비추니 회사대표가 새어나오는 웃음을 꾹꾹 누르며 말했었다.
"몸이 안 좋다고? 그럼 얼른 쉬어야지. 이번주까지만 해. 얼른 쉬어."
출산,육아휴직 안 줘도 되는, 제 발로 알아서 나가주는 여직원이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회사들은 지금은 사정이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개별 사원 입장에서 회사에 당당하게 1년 육아휴직을 말하기
여전히 쉽지 않다.
회사들은
하나같이 젊고 열정적인 인재를 원하면서 - 정확히 말하자면 '젊은' 보다는 '경력이 좀 있어서 가르치지 않아도 알아서 일은 할 줄 아는, 그러나 젊은 마음과 체력으로 지치지않고 계속 업무를 소화하는' 인재라는 말이 맞지만.
그 젊은 인재에게 당연한 임신, 출산, 육아를 배려해주고 법적으로 합당한 휴가를 당연스레 흔쾌히 내주는 회사는 참 찾기 힘들다.
곶간에서 인심난다고. 회사가 자금과 시간, 업무 분할에 여유가 있어야
직원 복지, 휴가, 육아 배려를 다 해줄 수 있으니 그렇겠지만.
한 사람이 다른 회사 보통 업무의 3~4인분의 일을 해내고, 밤낮없이 머릿속에 일 생각을 해야 하며, 주말에도 계속해서 핸드폰이 울리는 회사처럼 업무적 여유가 없는 곳이라면
법적으로 보장해주어야 할 휴가를 갖겠다고 하면 회사 수뇌부들이 많이 당황한다. 이제는 더 떠넘길 유휴인력이 없으므로. 30대 중반 남자 과장님이 육아휴직을 내겠다는 말에 회사 전체가 술렁이는 게, 아직도 저출산을 못 벗어나는 지금의 대한민국 표준이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