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즐거움을 판다' 화찰과 게임기-닌텐도 이야기

즐겁고 진솔한, 그러나 가볍지만은 않은 조직을 이끄는 힘

by bbulddae

출판사에 다니는 친구 덕분에 이따금 책을 무료로 받는다. 김 부장님에겐 다소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한 박스씩 받아 실상 읽는 책은 몇 권 되지 않는다. 내가 내 돈 주고 산 책 중에서도 읽는 건 얼마 안되는 미약한 독서력으로- 무상으로 받은 책까지 읽을 만큼의 관심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책을 받으면 관심가는 책은 잘 보이는 곳에 꽂아놓고 언제까지나 노려본다. 언젠간 읽어야지 - 하는 나의 소망을 심적 부담으로 전환해 어떻게든 읽어보려는 의도다. 그러다 얼마전 선택받은 책이 이거다. '이와타씨에게 묻다'.


아주 작고 얇은, 그리고 재미난 디자인과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다. 오고가며 가볍게 읽어야지 하면서 꺼내들었는데, 실상 푹 빠져 읽었다. 공원을 뛰고 집에 오는 길에 카페에서, 아이 데리러 10분 쯤 일찍 가서 하원시간 기다리며 잠깐. 그리고 밑줄을 긋는 분량이 늘어나면서 노트를 지참에 따로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사흘 만에 다 읽고는 남편에게도 권했다. '읽기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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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는 도통 관심도, 연도 없는 나이지만

어느 일본의 게임회사 이야기를 이토록 재미나게 읽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닌텐도사 홈페이지까지 찾아들어가, 어떤 회사인가를 살피다 재미난 사실을 알았다. 에도 시대에, 화찰을 만들던 회사가 지금의 세계적인 게임기 회사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와타씨는 줄곧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 좋다'고 책에서 말한다. 이 책은 참고로, 이와타 씨가 쓴 게 아니다. 그는 살아 생전, 자기 이야기를 책으로 낼 만큼 자기를 과시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책은 그가 사망한 뒤 그와 가깝게 지내던 신문사가 생전 인터뷰 기사와 주변인 인터뷰를 종합해 출간했다. 그 점도 마음에 들었다.


잠깐 옆으로 새서 미안하지만 여튼 돌아와서,


화찰은 찾아보니 '화투'였다. 옛날옛적 화투를 만들던 회사가 점차 발전해 트롬프카드를 만들고, 그리고 소형 게임기로 시작해 지금은 '위'로 기억되는 복잡한 프로그래밍을 필요로 하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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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 회사는 이렇게 일관된 비전을 잘 현실화하는지.


'화투'는 우리에게 아주 부정적인 놀이로 인식된다. 심지어는 화투가,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을 게으르게 만들고자 도입해 권장한 놀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어릴 때 주워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분명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놀이와 수단을 착안해 쭉 개발해온 회사는 지금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위'(Wii)를 발명해 게임계에 혁신을 불러왔다. 게임에 문외한이고, 또 터부시하는 나까지도 '위'는 "오 저건 괜찮은데?"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으니까.


그래서, 결론은

이와타씨가 조직을 운용하는 방식,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그리고 그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소망을 회사를 통해 어떻게 구현했는지, 그 과정에서 조직의 인원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동기화했는지를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책 선물해준 김 부장님, 땡큐.

조직을 운용하는 분이라면 - 혹은 내 인생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 지 담관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어느 일본의 CEO 이야기에서 참고할 점을 알고 싶은 분이라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