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그의 눈을 속여라

Love119: 나는 너의 가장 완벽한 지옥

by 상현달

강도운의 감시는 완벽했다. 그의 눈은 24시간 그녀를 쫓았고, 그녀의 모든 행동과 감정, 심지어 혈류의 미세한 변화까지 데이터로 변환하여 수집했다. 하지만 그 완벽함이야말로 그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완벽은 곧 예측 가능성을 의미했고, 예측 가능한 시스템은 언제나 파고들 틈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의 감시 시스템은 너무나도 규칙적인 패턴을 따르고 있었다. 매시 정각, 시스템은 지난 한 시간 동안 수집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백업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부하로 인해, 그의 ‘신의 지휘실’에 전송되는 실시간 스트리밍에는 평균 0.5초에서 0.7초 사이의 미세한 지연(Lag)이 발생했다. 신의 눈이 아주 잠시 깜박이는 순간. 그것은 그가 만든 완벽한 시스템이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결함이었다.

하진은 그 찰나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몇 주에 걸쳐, 완벽한 순종과 기계적인 동작으로 그 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평소와 똑같은 시간에 잠들고, 똑같은 시간에 뒤척였다. 그녀의 모든 행동은 이제 그를 속이기 위한 거대한 연극의 일부였다. 마침내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판단한 그날 밤, 그녀는 숨을 죽이고 시계의 초침이 12시를 가리키기만을 기다렸다.


정각.


그의 감시 시스템이 백업 프로세스를 시작하며 아주 잠시 눈을 돌리는 바로 그 순간.


0.7초.


보통 사람에게는 찰나에 불과하지만, 그녀에게는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벼락처럼 움직였다. 미리 설정해 둔 단축키가, 화면에는 보이지 않는 커맨드라인 인터페이스(CLI)를 어둠 속에서 불러냈다.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없어 그의 감시 시스템은 이 창의 존재를 즉시 인식하지 못했다. 그녀는 클립보드에 저장해 두었던, 단 한 줄의 암호화된 코드를 붙여넣고 엔터 키를 눌렀다. 그리고는 곧바로 창을 닫았다.

이 모든 과정이 0.6초 안에 이루어졌다.


그녀는 다시 이불 속으로 몸을 숨기고, 미동도 없이 잠든 척 연기를 계속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매일 밤, 정해진 시간에.

단 한 줄의 코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그 작은 변화는, 강도운이 쌓아 올린 거대한 성벽의 가장 깊은 곳에 심어지는, 아주 작은 시한폭탄이었다. 그녀는 바이러스를 직접 심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시스템 내부에 존재하는 정상적인 프로그램을 아주 조금씩 변조하여, 훗날 자신의 명령에 반응하는 ‘트로이의 목마’로 만들고 있었다.


강도운은 여전히 자신의 모니터를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완벽한 인형이 곤히 잠들어 있다고 믿었다. 그의 무의식이 때때로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경고의 신호를 보냈지만, 그는 그것을 자신의 피로감이나 권태감으로 치부해버렸다.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게임의 규칙은 바뀌고 있었다.

주도권은, 긴 그림자처럼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그녀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의 눈을 완벽하게 속인 그녀는, 이제 반격의 칼날을 거의 완성해가고 있었다.

이전 19화18. 순종의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