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친구들’ 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3장 오늘도 좋은 하루_토큰 편]
지난 시간 스케치북 이야기에 이어, 오늘은 『수상한 친구들』 3장 <오늘도 좋은 하루_토큰 편>에 숨겨진 저의 진짜 이야기를 꺼내보려 합니다.
요즘 친구들은 버스를 탈 때 교통카드나 스마트폰을 대죠? “삑-” 하는 소리와 함께요. 하지만 제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토큰’이라는 특별한 동전이 있었습니다.
3장의 화자(Narrator)는 바로 이 ‘토큰’입니다. 작고 동그란 금속 조각에 불과한 토큰이 왜 제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을까요? 그것은 토큰이 제 어린 시절, 우리 가족의 생계를 지탱해주던 가장 빛나는 ‘희망’이었기 때문입니다.
1. 토큰이 뭐예요?
요즘 독자들을 위해 잠시 설명을 덧붙이자면, 토큰(Token)은 옛날에 버스 요금 대신 내던 동전 모양의 승차권입니다. 현금보다 조금 싸게 살 수 있었고, 학생용과 일반용이 따로 있었죠.
책 속에서 토큰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나는 동그랗다. 마치 돌고 도는 인생 같다. 네모난 인생도 세모난 인생도 돌다 보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온다.”
각진 세상 속에서 둥글게 둥글게 사람들을 이어주던 물건, 그게 바로 토큰이었습니다.
2. 구멍가게의 어린 판매원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했듯,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갑작스럽게 가장이 된 어머니는 어린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정말 안 해본 일이 없으셨죠.
그 치열했던 생계의 현장 중 하나가 바로 길가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였습니다. 어머니는 그곳에서 버스 토큰을 파셨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저는 곧장 그 작은 가게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곁에 앉아 토큰을 파는 일을 도왔습니다.
“학생 토큰 하나요!”, “일반 두 개요!”
사람들이 건네는 꼬깃꼬깃한 지폐를 받고, 반질반질한 토큰을 건네주는 일. 그것이 방과 후 저의 일상이었습니다.
3. 두 아들을 학교에 보내준 ‘동그란 희망’
어린 제 눈에도 어머니의 삶은 참 고단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토큰 판매대 앞에서는 늘 씩씩하셨습니다.
저에게 토큰은 단순한 버스 승차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토큰을 사 갈 때마다 서랍 속에 차곡차곡 쌓이던 그 동그란 금속들. 그것은 형과 제가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주는 학비였고, 우리 가족이 내일도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는 생명줄이었습니다.
3장에서 토큰이 주인아줌마(동철이 엄마)를 걱정하고 응원하는 마음은, 사실 그때 그 구멍가게 구석에 앉아 어머니를 바라보던 어린 저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동철 아줌마! 제 모습이 바뀌더라도 지금처럼 제게 따스한 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아프지 않고 건강해야 하는 거 아시죠? 밥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드세요.”
- 『수상한 친구들』 본문 중에서
토큰의 입을 빌려, 저는 그때 다 하지 못했던 말을 어머니께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박물관이나 추억의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 되었지만, 제 마음속의 토큰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습니다. 그 작은 동전들이 모여 지금의 저를, 교사가 된 저를 만들었으니까요.
『수상한 친구들』 3장은 가난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았던 그 시절, 우리 가족을 지켜주었던 작고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의 삶을 지탱해 주는 작고 소중한 물건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