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친구들’ 작가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

[7장 시끄러운 그 아이는 어디갔지_운동장 편]

by 상현달

『수상한 친구들』 7장은 운동장의 눈으로 동철이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챕터입니다.

왜 운동장을 화자로 세웠을까, 거기에는 제가 어린 시절을 버티게 해준 아주 중요한 공간에 대한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


운동장에서 보낸 시간이 가장 행복했던 아이.

저는 어릴 때부터 운동장에 가장 먼저 나오는 아이였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아침 일찍 학교에 도착해서, 아직 교실 문도 완전히 열리지 않은 시간부터 친구들과 축구를 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요? 자연스럽게 다시 운동장이었습니다. 축구를 하다가, 인원이 맞으면 야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은 운동장을 향했고, 저를 기다리는 건 책상이 아니라 공과 친구들이었습니다. 땀에 젖은 체육복, 해질녘까지 이어지던 경기, 공을 차고 뛰고 소리 지르던 그 시간이 제게는 무엇보다 소중했습니다.

그래서 7장에서 운동장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시끄러운 아이가 누구였는지, 누구의 발소리가 제일 많이 밟고 지나갔는지, 나는 다 기억하고 있다.”


집에서 비어 있던 자리를 채워준 곳

집에서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아빠가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가 돌아가신 뒤에는 형이 아침부터 밤까지 일을 나가야 했습니다. 집에 있다고 해서 누군가와 따뜻하게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게 운동장은 단순한 놀이터가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비어 있던 시간, 가족과 함께 나누지 못했던 웃음과 이야기, 몸을 부딪치며 놀 수 있는 따뜻한 온기를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채웠습니다.

집이 ‘조용한 공간’이었다면, 운동장은 저에게 ‘살아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집에서는 침묵 속에 혼자 있었지만, 운동장에서는 소리 지르고, 웃고, 불러주고, 불리는 존재였습니다. 몸을 움직이며 함께 뛰노는 그 시간이, 제 외로움을 덜어주는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운동장의 시선으로 본 ‘시끄러운 그 아이’

7장에서 운동장은, 어느 날 갑자기 조용해진 동철이를 보고 이상함을 느낍니다.

“아침마다 공을 차던 그 아이, 점심시간마다 제일 먼저 뛰어나오던 그 아이가 왜 안 보이지?”

운동장의 시선을 빌려, 저는 이렇게 묻고 싶었습니다.

운동장에서 가장 시끄럽고 밝았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조용해진 이유를.


정말 아무도 모른 채 그냥 지나쳐도 괜찮은 걸까?

운동장 위에서 보내는 즐거운 시간들은 제게 현실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버틸 수 있게 해 준 작은 휴식이자 버팀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장을 통해, 어쩌면 여러분에게도 이렇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 운동장은 어떤 공간이었나요?

집에서 비어 있던 자리를, 여러분은 어디에서 채우고 있었나요?

저에게는 그 답이 바로 운동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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