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힘들어

by 재서기

1862년, 빅토르 위고는 <레 미제라블> 출간 이후 독자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는 오직 '?' 물음표 한 자만 적은 편지를 출판사에 보냈고, 출판사에서는 '!' 느낌표 한 자만 적힌 답장을 보내왔다. 작품이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단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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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담은 글을 다른 사람에게 파는 일을 하면서 가장 부족함을 느끼고 갈구하게 되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타인과의 소통 능력이다. 자기 취향과 자의식으로 가득한 글이 상업적인 작품이 되기까지는 수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글을 쓴 자신과의 대화에서 시작해, 처음 글을 보여준 사람의 반응을 듣고, 이 글에 인생의 일부를 걸어야 할 사람들과 치열한 회의를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충돌은 피할 수 없다. 살아온 과정도, 작품을 바라보는 취향도, 표현 방식도 다른 사람들이 길고 열정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니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작품에 얽힌 욕망과 이권이 커질수록, 작품 외적인 이해관계에 휘둘린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회의장에 들어서는 일이 비일비재해진다. 이때부터 소통의 난이도는 급상승한다. 순수하지 않은 사람들을 순수한 말로 설득하는 일은 어렵다. 이래서 예수님 같은 성인조차 채찍을 들고 무력을 행사하셨구나 싶을 정도로.


긴 회의와 끝없는 조율 속에서 소통에 지쳐갈 때면, 빅토르 위고의 일화가 떠오른다. 기호 하나만으로 소통이 되는 '상업적' 관계라니. 얼마나 단순하고도 이상적인가. 어쩌면 이런 이유로 1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것인지 모른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여겨지는 일이기에, 더욱 낭만적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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