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전화기 너머의 그 떨림

'딱 10문장' 감성에세이 그 열 번째

by 김남원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것 같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등에서 땀이 줄줄 흐르고, 온몸이 덜덜 떨려서 죽을 것 같았던 그 날 말이다. 두메산골 시골 학교에서 만난 웃음이 마냥 예쁜 그 소녀가 좋았다. 얼마나 좋았냐면 내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게 꽃이고, 그림이고, 음악일 정도였다.


홀딱 마음을 뺏긴 그 소녀와 전화통화 하려면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야 했다. 너무 떨려서 전화기 가까이 다가가는 것부터가 큰일이었다. 그 한고비 넘기면 전화 수화기를 드는 또 다른 숙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번호 누르고, 신호 가는 그 순간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긴장했었다. “여보세요”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그 소녀의 목소리를 듣고는 기절할 것 같아서 번개 치는 속도로 끊어버렸다.


그런데 말 한마디 못하고 전화 끊은 사람이 나란 걸 그 소녀는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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