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문장' 감성에세이
“자장면보다 맛있는 음식이 있다.”
살다 살다 처음 듣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소리다. 운동회 날, 졸업식 날, 어린이날, 자장면 한 그릇 먹는 게 소원인 시절도 있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그만큼 세상은 풍족해졌지만, 내 입맛만은 그 시절에 머물러 있다.
그래도 나는 “뭐가 젤 먹고 싶냐”고 물으면 자장면이 먼저 생각난다. 텔레비전에서 자장면 한 그릇 호로록 먹는 장면만 봐도 침이 고이는 이유도 나에게는 자장면이 제일 맛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맛도 맛이지만, 그때 그 시절 기억과 향수, 그 사람이 자장면에 녹아 있어서다. 마냥 뛰놀던 내가 있고, 아픈 곳 하나 없이 젊고 예쁜 우리 엄마도 거기에 있다.
그래서 나는 자장면보다 맛난 음식이 있다는 소리를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그 시절, 그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남아 있는 한 내게 가장 맛있는 음식은 언제까지나 자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