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신분으로 한 달 여행 가능?
사실 한 달 동안이나 여행을 꼭 가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운 좋게 회사에 근속휴가가 추가되어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 김에 제대로 가볼까? 하는 생각이었답니다.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간 건 아니고, 잠깐 리프레시 휴가를 조금 길게 다녀왔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장기 여행은 학생 때 유럽여행 약 1달 했던 것 외에는 경험이 없었고, 지금은 또 직장인의 신분이다 보니 경제적으로 전보다는 여유가 생겼으니 과거의 경험과는 다를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과연 30살이 넘은 이 시점에 나 홀로 한 달간 가는 여행은 어떨까 스스로도 많이 궁금하고 기대가 됐어요. 물론 남미라는 여행지로 결정하고 나서는 출국 직전까지 악몽을 꿀 정도로 걱정 인형이 되었지만요.
2. 예산은요?
제가 여행한 시기는 남미 여행의 최고 성수기라고 하는 1~2월이었고, 코로나 이후 물가 폭등 및 유가 상승 이후의 시기이다 보니 비용이 좀 들었습니다. 우선 항공권만 해도 2번 경유하는 저렴한 항공편을 이용했는데도 불구하고 180만원 들었네요. 여행을 고민하는 동안 동일한 항공편이 50만원 정도가 확 올라버려서 그 비용이 조금 아까웠어요. 그리고 남미는 땅이 워낙 길고 광활하다 보니 도시 간 이동이 정말 난이도가 높아서, 장거리 이동엔 항공편을 주로 이용하여 이 부분이 비용 많이 들었네요(전체 비용의 36%). 그 외에도 남미는 워낙 여행지 자체의 난이도도 있다보니, 예방 접종 및 준비물 구매 등에도 비용이 쓰였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전체 여행 비용은 700만원 중반 정도 들었네요.
3. 무섭지 않았나요?
웬만해서는 겁이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걱정도 많았고 무서웠습니다. 다른 것보다도 치안 걱정에 여행 전부터 잠 못 이룰 정도였어요. 총 맞아 죽거나 퍽치기당하면 어떡하나부터 시작해서, 폰이나 지갑, 여권 등 정말 중요한 물품들 도난당하면 어찌 해야 하나 그게 가장 큰 고민이었네요. 아무래도 혼자 가다 보니 모든 걸 스스로 해내야 하는데, 짐도 많은 와중에 잘 지켜낼 수 있을 지 내내 걱정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미의 대자연을 탐험하고자 하는 제 의지를 꺾지는 못했습니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미 항공권을 질러버려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음)
오히려 남미를 제대로 속속들이 알지 못했기 때문에 모르는 자의 무지성 용기로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