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좋아지는 파타고니아 대자연 속 힐링! 그리고 찐맛집 3곳 추천
시력이 절로 좋아지는 파타고니아 대자연의 풍경 속 힐링! 그리고 찐맛집 3곳 추천
그림 같은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
내가 직접 경험해본 엘칼라파테를 요약하자면 #파타고니아 #평화로움 #고기&와인&맥주
세 가지 키워드를 꼽을 수 있다.
#파타고니아
처음 공항에서 내려 택시타고 시내로 이동했을 때, 이 곳의 길거리의 생김새와 호수의 빛깔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잡초가 마구 자라 있고 여러 크고 작은 돌들이 뒹굴고 있는, 태어나서 본 적 없는 자연 그대로의 땅과 에메랄드 빛을 조금 더 뽀얀 빛깔로 만든듯한 호수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 곳에 도착하자마자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왜 탄생했는지를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브랜드 그림 속 그 장면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 그 자체였던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관통하며, 서쪽에서 남쪽으로는 안데스 산맥, 동쪽으로는 고원과 낮은 평원을 포함한다. 거센 바람이 부는 것이 특징이고 크고 작은 빙하가 50개 이상 있으며, 남극 다음으로 빙하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그 중 가장 유명한 빙하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이며, 이는 곧 내가 남미 여행을 시작한 계기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많은 양의 빙하는 비로 인해 형성된 것이라는 게 흥미로웠는데, 기온이 낮으니까 얼어서 빙하가 생겼을 거라고 단순히 생각했으나 비가 산맥에 부딪혀 빙하로 형성된 것이었다.
#평화로움
엘칼라파테 시내는 작고 평화로웠다. 사실 시내에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정은 아니었지만 하룻동안 부지런히 다닌 덕에 맛집을 세 곳이나 다녀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저 눈 앞에 펼쳐져있는 모든 자연이 인상적이어서 그것만 바라보더라도 순간 순간마다 행복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야생화, 파노라마처럼 가로로 길게 끝없이 펼쳐진 풍경,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빛을 자랑하는 호수, 티 없이 맑은 하늘, 해질녘의 붉게 물드는 노을까지. 한국의 복잡하고 바쁜 도심 속에서 하늘조차 쳐다볼 여유 없이 지냈던 시간을 뒤로하고 드넓게 펼쳐진 자연 한가운데 온전히 놓여있으니, 그 순간에서 직접 느끼고 호흡한다는 게 꿈 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다.
#고기&와인&맥주
첫째날에 인생 최초로 야생 라마로써 낙타의 일종인 구아나코 고기와 인생 최고의 타코를 맛봤고, 둘째 날에는 양고기 맛집을 다녀왔었다. 생소한 고기와 익숙한데 최상의 상태인 고기 요리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와인과 맥주를 마시는 것은 남미 여행의 가장 기본이자 근본인데, 엘칼라파테에서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이어서 아주 호화롭게 잘 먹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고기를 그렇게까지 많이 먹을 수는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맛집 1. Isabel Cocina al Disco
시내에 위치하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구글맵 평점이 매우 좋은 식당이었다. 구아나코 고기는 스튜의 형태로 먹었는데, 특유의 냄새가 있고 조금은 퍽퍽한 식감이었지만 아주 신선하고 건강한 느낌의 고기였고 슴슴하니 맛이 좋았다. 스튜에 들어간 감자와 당근, 양파 등의 채소도 달큰하니 맛있었고, 1인분임에도 불구하고 양은 거의 4인분 급으로 많았다. 요리가 나오기 전 식전 빵도 놀라웠는데, 처음엔 크기에 압도당했고 이어서 신선함이 놀라웠고(바로 구워서 김이 모락모락 났다) 마지막으로는 맛에 충격을 받았다. 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빵 자체만으로도 고소하고 맛이 좋았고, 곁들이는 용으로 내어주신 파를 넣은 버터가 진짜 역대급으로 맛있어서 빵에 발라먹으면 극락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시원하고 단단했던 파 버터 한 주먹의 양을 싹싹 긁어먹고 더 달라고 할 만큼 맛있었다) 모든 요리에 함께했던 기본 하우스 와인은 레드와인이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맛집 2. Mexican Street Food
엘칼라파테 버스 터미널 바로 앞에 위치한 멕시칸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었다.(역시나 구글맵 평점이 매우 좋았다) 타코 세트를 시켰고, 4가지 옵션 중 3가지를 고를 수 있어서 야채 버전을 제외한 닭/소고기/돼지고기 옵션을 골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게 다 맛있었고, 그 중에서도 꼭 하나만 꼽자면 개인적으로 닭이 가장 맛있었다.(돼지도 진짜 맛있었는데….닭 선호의 취향이 있음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멕시코가 아니었지만 마치 멕시코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모든 밸런스가 완벽했고, 고수마저도 싫어하는 사람이 먹어도 너무나 잘 어울려서 거부감이 없지 않을까 싶을만큼 아주 맛이 좋았다. 타코 말고도 다른 멕시칸 음식도 모조리 다 주문해서 먹어보고 싶었지만, 타코 3조각만으로도 배가 찢어질만큼 양이 많았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할 수밖에 없었다. 간단한 음식이었지만 그 강렬함은 결코 간결하지 않았던 곳이었고, 지금도 지구 반바퀴를 돌아 그 타코를 먹으러 다시 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맛집 3. Parrill Don Pichon
아르헨티나 현지인 추천으로 가본 맛집이었는데 역시나 구글맵 평점이 높았고, 양고기로 유명한 집이었다. 공간이 넓고 오두막이 연상되는 분위기인데, 들어가서 바로 보이는 면의 절반이 창으로 되어있어서 파타고니아 풍경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해가 질 무렵부터 들어가서 해가 다 질 때까지 그 장관을 두 눈으로 직접 보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음식은 심플하게 양고기를 시켰는데 양이 또 어마어마했다. 두명이서 먹기 좋다고 했지만 족히 3-4인분은 되어보였다. 양고기 답게 역시나 양 특유의 향이 있었고, 안타깝게도 그날의 고기 상태가 최상은 아니었는지 조금 질겼지만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절반 정도 먹었을 때 이미 고기가 다 식어버렸는데, 다시 데워달라고 하니 아주 새것처럼 따끈하게 나와서 굉장히 놀랐었다.
Salta 라는 맥주의 Rubia 라는 노란색 패키징 버전을 마셨는데 아주 깔끔하니 맛이 좋았다. 현지인 말로는 Austral Patagonia 라는 맥주를 꼭 마셔야하고, 지역별로 종류가 다르고 맛도 특색이 있어서 꼭 먹어보라고 추천했으나 아쉽게도 이 식당엔 그 맥주가 없었다. 남미가 다른 여행지에 비해 먹을 게 없다고 들었으나, 고기와 술이 있는데 너무 과소평가된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빠질 수 없는 디저트 타임이 있었다. 배가 찢어질 듯 많이 먹었지만 또 궁금한 건 참을 수 없으니 디저트를 시켰는데, 아쉽게도 푸딩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브라우니를 시켰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푸딩이 맛있는 집이면 맛집이다 라는 말이 있어서 집집마다 푸딩을 먹어보는 것도 재미요소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주문한 브라우니는 역시나 양이 굉장히 많았고 (생각하는 브라우니 크기의 3-4배) 엘칼라파테 열매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같이 나왔다. 이 동네의 유래가 된 엘칼라파테 열매로 만들었다고하니 맛이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아이스크림이다보니 열매맛 보다는 일반 아이스크림맛에 가까웠고 브라우니와는 달달하니 잘 어우러졌던 것 같다.
+ 나중에 엘칼라파테 1일차 일정도 시간이 되면 따로 올려봐야겠다. 사진이랑,, 기타 등등
(글을 쓰는 이 시각 7/6 새벽 2시 1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