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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별무슨별 Aug 22. 2023

칠레 산티아고 콘차이토로 와이너리 투어 솔직 후기!

치안을 무릅쓰고 산티아고에 온 이유,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콘차이토로 와이너리 투어 후기! 영상으로 미리보기~~

https://youtu.be/5YTkP7guNsA


원래 네비게이션의 안내대로라면 20~30분 정도는 족히 늦는 것이었으나, 운 좋게도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서 투어 시작 10분 이후에 와이너리로 도착할 수 있었다. 산티아고 필수코스라고 하는 ‘콘차이 토로 와이너리(Concha y Toro)’에 드디어 온 것이다!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다들 그렇게 한번씩 찍고 가는 건지 궁금했다. 우버 기사님의 말에 따르면 오랜 전통이 있는 와이너리여서 유명하다고 했다. 그리고 입구에서부터 그 역사가 느껴지듯 했다. 초입부터 공간이 넓었고 안쪽으로 꽤 걸어 들어가야 비로소 포토밭을 만날 수 있었다.


예약한 와이너리투어 화면을 보여주고 입장할 수 있었는데, 첫인상은 넓고 유유자적한 분위기의 숲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하늘은 파랗고 날이 참 맑았는데, 볕은 뜨거웠지만 투어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가이드의 말로는 산티아고의 이 지역이 온도가 높고 건조해서 포도의 당도가 높고 알 크기가 작다고 했다. 볕을 쬐는 시간과 기온도 와인을 만들기에 최적화된 포도를 재배할 조건을 딱 갖춘거라니, 와이너리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운명이었던 것 같다.


미리 예약을 안하고 전날에 신청하려다보니 영어 투어는 다 이미 매진되어 스페인어 투어를 선택했는데, 운 좋게도 영어를 할 수 있는 가이드여서 다행히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주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여러 종류의 포도들을 직접 맛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포도 품종별로 딱 우리가 아는 그 와인의 맛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까베르네 쇼비뇽 품종의 포토면 흔히 아는 그 전통적인 와인의 맛이 났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실제 과육에서도 그 맛의 인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아주 흥미로웠다.



그렇게 한창 포도 시식을 하다가 장소를 이동해서 5가지 종류의 와인을 마셨다. 이때부터는 아쉽게도 시간 관계상 스페인어로만 설명하다보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중간중간 영어와 비슷한 단어가 들리면 대충 와인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큼직한 키워드는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와인 시음 시간에서 마셔본 와인은 사실 대부분이 좀 별로였다. 기대를 많이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화이트 와인은 그다지 특징이 없이 무난했는데, 레드와인의 경우에는 많이 떫어서 많이 아쉬웠다. 기념품으로는 와인잔을 줬는데 여행자의 입장에서 매우 곤란했지만 어찌저찌 한국까지 안깨뜨리고 잘 왔다.(깨지면 버려야지 했는데 짐 속에 잘 파묻어서인지 온전하게 가져올 수 있었다)



그렇게 약간의 실망을 하고서 그 이후에는 와인셀러 창고에 들어가 공간 구경 및 스페인어 시청각 자료를 보았다. 역시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지하에 쌓여있는 큰 오크통을 구경하는 맛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였던 순서는 여러가지 치즈와 함께 4가지 와인을 맛보는 코스였다. 잘 차려진 테이블에 놓인 4개의 와인잔에 담긴 와인을 마셔보는 순서였다. 공간이 주는 약간의 럭셔리함이 있어서였는지 그 시간에 몰입이 잘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전에 내내 돌아다니고 서서 와인을 마셨었는데, 차분히 앉아서 설명들으며 음미하는데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나 설명은 스페인어로 진행되어서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나름대로 맛을 비교해보고 그에 대한 설명을 기록해보니 맛보는 재미가 더해졌다. 웃긴 건 제일 맛있었던 순서대로 가격이 높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순서에는 와인의 색깔을 비교해보고 향을 맡아보는 등 약간의 스킬적인 부분을 설명해줘서 유익했다. (눈치코치로 얼추 알아들은듯)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치즈가 너무 다 맛있었다. 치즈와 크래커 그리고 와인의 궁합이 환상적이어서 남김 없이 싹싹 먹었다. 사실 어쩌면 와인보다 치즈가 더 맛있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영롱한 와인 네 잔~
사실은 치즈가 주인공이었다?
마지막 코스의 와인 세 종류! 하나는 어디갔지...


그렇게 짜여진 프로그램이 다 끝나고나니 딱 2시간이 지나있었다. 뜨거운 날씨 아래 와인만 벌써 9잔을 마셨다보니 급격히 피로가 몰려왔고, 딱 집에 너무 가고싶다 생각할 때쯤 일정이 끝났다. 산티아고 여행의 시그니처 코스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상업적이고 상투적인 투어라 예상보다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가격대비 여러 와인을 마셔봤고 와이너리 구경도 했으니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산티아고 여행 2일차의 2/3가 끝났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또 다른 페이지가 시작되는데…



(하루를 거의 3일 처럼 살았던 날!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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