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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시끄러운 날

by 남김

밤새 마음이 시끄러웠다.

왜그랬을까.

아침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밝은 해처럼 말짱하다.

음.. 역시

호르몬 네 놈이구나!


내 행동이 싫어서, 누군가가 미운 내 생각이 싫어서 자책감때문에,

그러면서도 그런 나를 이해해주고 싶은 마음끼리

밤새 그렇게 시끄럽게 싸우더라니....

그러다 아침엔 또 그런 마음 가진게

혼자 몰래 미안해서

가만히 챙겨주는

시끄러웠던 내 마음.


이제 쉿! 조용!

잠잠하자.

괜찮다.

너를 이해해.

니 속에서 하는 것까지는 그냥 둬도 된다.

누구나 그런 것.

그렇게 착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 안 착해.

그냥 그렇게 살아.


대신..

좀 거리를 둬.

그 무언가를 너에게서.

그럼 편안해진다.


가끔 생각해.

하늘에서 바라본 우리들은 개미처럼 작고

우주에서 바라본 우리들은 먼지같은 존재인데

저 속에 뭐가 저렇게 복잡한 생각들이 있을까.


작은 존재들을 볼 땐 그런 생각이 들어.

저들도 나처럼 속이 복잡하겠지.

내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시끄러운 속.

그 속을 끌어안고 하루를 살아가는 그들에게

내가 어찌 손을 댈까 싶어

찰싹! 하고 잡으려던 손을 내려 놓을 때가 있어.

거리를 두면 보이는 그 작은 마음.


밤의 마녀가 사라지고

햇살이 밝아오는 이 아침이

오늘은 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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