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 내년이면 고3이고 내후년이면 대학에 가고 그 다음 군대에 가고...
내년쯤이면 지금 근무하는 지역을 떠나 좀 더 멀리 가야 할 것이고...
아이들의 공부와 관련하여 쪼아대는 것들이 줄어들었고 내려놓기 위해 내 공부를 시작했다.
아이들과 같이 여행을 가고 나들이 가는게 뜸해졌고 뭔가 한가해지는 틈들이 보이면서 그 사이로 비집고 나오려는 허전함을 채우려 부지런을 떤다.
잠이 줄었고 청소기와 세탁기를 더 자주 돌리고 있는 나, 화장실 청소는 어떻고..
내가 언제 이렇게 부지런했더라?
잠을 못자 안달이었고 그러다 약속에 늦는 일이 허다했는데...
나 그동안 힘들었던 것일까.
나 할일이 그만큼 많았던 것일까.
여유라는게 있어도 되는 거였구나.
조바심내며 불안해하며 걱정근심으로 살았다.
지금도 뭐 아니라고 할 수 없지만
그런 것들을 내려놓으려니 허전해지는 그 무언가를 채우려 또다른 조바심과 불안함을 만들어 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조바심과 불안함이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주질 않길..)
그렇게 나의 한 시대가 저물어 간다.
서른즈음부터 지금까지...
살아내느라 키워내느라 정신없었고 이를 앙 물었던 시절이었다.
그 전 유년의 시대가 슬픔이었다면 이 시대는 불안이었다.
나.. 잘할 수 있을까?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그다지 잘하진 못했던거 같지만 인정해야 할 때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함을.
앞으로 나에게 올 나의 또다른 시대는 무엇일까.
안정이길.. 미소짓는 여유로움을 가진 시대이길..
조금은 서글프지만
나의 챕터2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