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꽃잎에
환상같이 아득한 아름다움에
어찌할바 모르게
손대기도 차마 무섭던 녀석은
작아도 있을 것 다 있는 연한 연두빛 새싹을
슬금슬금 참 귀엽게도 내밀더니마는
그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두빛을
곰새 진한 초록빛으로 바꿔 나가며
성큼성큼 자란다
초록빛은 열매를 얻기 위한 것일테지.
열매를 얻은 너희들은 뭣모르고 키워내겠지
나처럼.
어디로 가야할지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모르는 채
그래도 살아갈것임을
자알 살아갈 것임을
믿으며 떠나 보내자
나무는 가장 멀리 여행을 할수 있다지
머물러 있지만 가장 멀리까지 씨를 퍼뜨릴 수 있다지
그렇게 잘 살아갈 것임을
믿으며 떠나 보내자
듬직한 나무처럼
열매를 떠나 보낸 나무는
쓸쓸하겠지만
그 자체로도 아름다울수 있음을
우리는 알지
사람이 윤회를 생각해 낸 것은 어쩌면
나무를 보면서가 아닐까
겨울이 지나 봄이 되면 다시 자라나는 나무처럼 되고 싶은 욕망은 아니었을까
겨울나무가 아름다운 건 다시 새싹을 띄우기 때문일까
다시 새싹을 띄우지 못하더라도 썩어지는 것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우리는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