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이야기 26 (함께 여행 가고 싶은 내 마음)
날씨 좋은 봄날이나 잎이 푸른 여름날, 반려견과 함께 캠핑을 계획하고 캠핑이나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을 보는 건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나에게 이 풍경은 흔한 일이 아니라 조금은 멀게 느껴지는 이야기다.
나도 소피와 함께 캠핑 계획을 세우고 싶고, 같이 캠핑이나 여행을 떠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
소피는 다른 개를 보면 쉽게 흥분하고, 그 흥분이 가라앉기 전까지 계속 짖어대기 바쁘다.
그래서 같이 갈 수는 있지만 결국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소피가 새끼였을 때는 -(내가 소피를 처음 데리고 왔을 때는) 나도 다른 보호자들처럼 여러 가지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서 함께 캠핑을 떠났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솔직히 참혹했다. 소피는 흥분에 흥분을 더했고, 우리가 캠핑하는 내내 짖어댔다. 나는 쉬지도 못했고 마음도 편하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소피와의 캠핑은 단 한 번도 다시 시도를 하지 않았다.
아마도 다시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보다는
다시 시도를 하지 못했다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사실 나는 단 하나만 괜찮다면 소피랑 같이 갈 수 있다. 소피가 흥분하지 않고 짖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다. 가까운 여행도, 하룻밤 캠핑도. 하지만 그 단 하나가 가장 어려운 일이다.
토리는 달랐다. 조용하고 점잖아서 어디든 수월하게 토리와 함께 갈 수 있었다. 순둥이도 토리 같은 그런 순둥이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소피와 함께하는 지금은 다르다.
반려견과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마음이 부러워지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흔들린다.
아마도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고 싶은 보호자들의 이런 마음은 다들 똑같이 있을 것이다.
나의 마음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것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의 유일한 낙이기 때문일 것이다.
4월 2일, 엄마와 아빠는 아는 친구와 함께 캠핑을 간다. 1박을 하고 그리고 다음 날 4월 3일에, 내 생일에 맞춰 다시 집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나도 그날 (4월 2일에) 일을 마치고 소피와 함께 가고 싶었다. 정말 가고 싶었다.
그래서 소피랑 같이 가겠다고 마음먹고 엄마 아빠한테 말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눈앞이 캄캄해진다. 가겠다고 엄마 아빠에게 말했지만 도저히 같이 갈 엄두를 못 내겠다. 예민한 소피 때문에 같이 가지도 못하겠다.
소피가 밤새 다른 개들한테 꽂혀서 짖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겹치면서 결국 나는 소피랑 같이 가고 싶지만 갈 수가 없다.
나는 텐트 대신 호텔이나 캐빈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소피처럼 예민한 아이들에게 낯선 환경과 소리 속에서 보내는 밤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이 아니라 고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에서 하룻밤을 자는 일도 아름다운 경험이다. 하지만 모든 개들에게 그 낭만이 같은 의미는 아닐 것이다.
왜냐면 오히려 예민한 개들에게는 캠핑은 쉼이 아니라 그야말로 개고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캠핑을 가서 하루 종일 (내내) 다른 강아지들한테만 꽂혀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목이 터져라 예민하게 짖어대기만 한다면 그 개의 주인은 아주 난감해할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나도 그런 감정들을 느꼈으니까....
그리고 조금만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다시는 캠핑을 자기의 개와 함께 하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다시는 강아지와 함께 캠핑을 하고 싶지 않은 이런 마음이 충분히 강하게 들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아무리 내가 사랑하는 반려견이라고 해도 흥분을 해서 하루 종일 짖어대서 주변에 피해를 줄수도 있다면 일단 캠핑은 가지 않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서 나는 잠만큼이라도 편히 잘 수 있도록 하고 싶어서 엄마 아빠에게 캐빈이나 호텔을 추천할 때가 많다. 물론 그게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가능한 한 제발 캠핑은 빼고 여행을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다.
“소피야, 같이 여행 가려면 짖지도 말고 흥분하지도 말고 얌전히 있어야 해.”라고 내가 아무리 말해도 소피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소피가 아니다.
나는 소피와 함께 여행도 가고 싶고, 많은 것을 함께 하고 싶다. 이것은 내 소원 중 하나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 내가 해주고 싶은 것들을 해주지 못할 때마다 제일 속상해진다.
캠핑을 간다면 소피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소피와 함께 하고 싶은 것들과 하루 종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다른 강아지들한테만 꽂혀서 짖을까 봐 불안한 것들이 내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충돌을 한다.
소피는 흥분하면 먹지 못하는 것들까지 계속 입에 넣는다. 그래서 여행을 가서도 나는 한 눈을 팔 수가 없다.
나는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소피와 함께 편안하게 여행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꾼다.
캠핑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저 서로가 조금 덜 불안한 방식으로, 같이 어딘가를 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