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안, 작은 희망

소피 이야기 4

by Zootopia

소피는 내가 데리고 왔을 때부터 건강한 아이는 아니었다.


특히 어릴 적부터 소화기관이 약해서 간식도 마음대로 줄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건네는 맛있는 간식도, 소피에게는 대부분 독이 되었다.


나는 소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병원에서 처방받은 유산균과 약을 꾸준히 먹였다.


지금도 사료를 줄 땐 유산균이랑 썩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꼭 먹인다.


소피가 병원에서 받은 다른 약은 사료랑 유산균을 먹이기 전에 따로 해서 준다.


사료에 약을 타서 같이 주면 사료를 다 안 먹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을 먹일 때는 따로 해서 준다.


유산균은 사료에 썩어서 먹여도 괜찮다고 병원에서 말해주었다.

밥을 주고 나서는 남김없이 다 먹었는지 꼼꼼히 확인을 해야 한다.


그럴 때면 나는 생각한다.

“이 아이는 나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겠구나.”


그리고 전에도 이런 아이가 한 마리 더 있었다.

예전에 키우던 강아지 역시 약을 챙겨 먹이고, 매일같이 돌보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는 그 아이를 돌보면서 참 행복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내가 채 준비도 되기 전에 일찍 떠나버렸다.


그래서 소피한텐 나는 더 조심스러워진다.

소피는 토를 자주 한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했지만, 명확한 원인을 찾긴 어려웠다.


그저, 병원에서는 어릴 때부터 소화기관이 예민하고 약한 강아지라고 해서,

지금은 그렇게만 알고 있다.


소피는 아무거나 잘 주워 먹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산책길에선 늘 눈을 뗄 수가 없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쓰레기 조각을 물고 도망치듯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한테 방심은 금물이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나는 매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왜냐하면 그런 쓰레기를 먹고 나서 소피가 늘 토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소피가 무언가를 먹었으면 바로 입을 벌리고 소피의 입속으로 손을 넣어서 꺼낸다.

하지만 이미 늦었을 때도 많다.


그런 건 내가 거의 프로급으로 해야 한다.


예전에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살려서 그리고 나의 첫 번째 강아지 토리를 키우던 경험을 살려서 지금 소피를 돌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희망을 안고 산다라고 하기보다는 불안과 함께 산다'라고 할 수 있다.


밤이면 더하다.

잠을 잘 시간이 되어 몸을 누이고도 마음은 편하지 않다.


마음은 늘 소피한테 가있다. 얘가 잘 자는지 아니면 잘못 자고 밤을 새우고 토하고 아픈지 밤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서 나는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늘 피곤하다. 내가 그러고 있는데 어떻게 잠을 잘 수 있겠는가? 하지만 쪽잠으로 겨우 하루를 버틴다.


그거라도 자야 하루를 버틸 수 있다. 혹시 소피가 아픈 걸 참다가, 내가 자는 사이에 이상이 생기면 어쩌나.


갑자기 피를 토하고 탈이 단단히 나서 응급실을 가야 하면 어쩌나. 산책을 하다가 쓰러지면 어쩌나.특히 밤마다 걱정이 많다.


왜냐하면 외국에서는 응급실 비용도 보통 동물병원만큼이나 어마무시하게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동물 보험 없이는 데리고 가는 것조차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래서 난 하루하루가 너무 불안하다.


그래서 나는 잠들기 전에 늘 마음속으로 준비한다.24시간 동물병원 위치와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혹시 모를 상황이라도 준비하고 대비해 놓고 잠을 청하기도 한다.


그 모든 것은 사실, 두려움 때문이다.소피를 잃을까 봐, 내가 무언가를 놓쳐서 이 아이를 빨리 떠나보내게 될까 봐.


아직 개의 나이로 치면 청춘이긴 한데, 소피가 아픈 강아지이기에 나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 두려움은, 과거에서 왔다.내가 너무도 사랑했고, 빨리 떠나보내야만 했던 강아지가 있었다.


그 아이는 죽음 앞에선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는 걸 처음으로 알려준 존재였다.


나는 지금 소피 앞에서 더 단단해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때론 그 단단함은 껍질일 뿐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동물들은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기 때문에, 사실 그걸 지켜봐야만 하는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무섭고 그 무게가 무겁고, 슬프고, 속상하다.


소피가 아픈 날은 내가 더 아프다. 그럴 때면 순식간에 내 마음도 걱정 투성이가 되어 버린다.


아프지 않고, 병원도 가지 않고 단지 아무 걱정 없이 아무 탈 없이 함께 살다 무지개다리를 건너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나는 매일 다짐한다.


"소피가 살아있는 동안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건 최대한 많이 해주자라고(내가 떠나보낸 나의 첫 반려견처럼) 그게 앞으로의 내가 정한 목표다.


왜냐하면 나는 안다.

결국, 이 아이의 시간은 나보다 더 빨리 흘러가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불안하지만, 희망을 걸고 나의 목표를 위해 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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