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코의 능력

소피 이야기 20

by Zootopia

강아지는 사람보다 냄새를 훨씬 더 잘 맡는다.

후각으로 세상을 판단하는 능력은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소피는 특히 그 능력이 남다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코가 동물적으로 발달된 모습이 눈에 띄었고, 산책을 나가면 꼭 풀밭에 주둥이를 깊숙이 넣고 냄새를 들이켠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지만, 때로는 먹지 않아도 될 것들을 먹고 토하고 병원에 갈까 봐 늘 조심시키곤 한다.


세상에는 ‘개코’를 가진 견종들이 따로 묶일 정도로 많다.

비글, 닥스훈트, 바셋 하운드, 블러드 하운드, 쿤하운드 오터 하운드, 등..... 아이들처럼 후각이 특별히 발달한 종류의 개들은 옛날에는 사냥꾼들의 훌륭한 동료였다고 한다.

나는 강아지를 키우려고 공부를 하면서 그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당연히 소피의 강아지 종류는 그런 개들 종류와 다르겠지만, 소피도 그런 종류의 개들과 비교될 만큼 만만치 않게 냄새에 초집중한다.

산책만 나가면 무언가를 찾으려고 냄새를 쫓고, 결국 작은 쓰레기라도 하나 먹고 들어오는 일이 많았고 산책 중에 다른 강아지들을 보고 아니면 만나면 흥분할 때마다 밖에 있는 것들을 아무거나 주워 먹는 경우들이 많았다.

요즘도 그게 제일 큰 걱정거리다.


소피가 새끼 때는 (내가 데리고 왔을 때는) 더 심했다.

쓰레기 같은 걸 먹고는 토하거나 묽은 변을 싸서 병원에 여러 번 데려가기도 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혹시라도 다시 소피를 병원에 데려갈까 봐 마음이 아직도 조마조마하다.

당연히 소피가 무슨 건강상태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어디가 계속해서 좋지 않다고 생각되거나 산책 중에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뭔가를 먹어서 다시 병원에 데리고 갈까 봐 걱정은 늘 끝이 없다.


그리고 걱정이 많이 된다. 그래서 내가 원하지 않아도 소피랑 산책만 나갔다고 하면 산책 줄을 항상 짧게 잡고 산책하게 된다.


지금은 나의 감시하에 나의 보호아래에 어느 정도 되는 산책 줄을 잡고 산책하면서 많이 나아졌다.

최근만 하더라도 아무도 못 말리는 소피의 개코 능력 때문에 밖에만 나가면 뭐를 먹어서 걱정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걸 내가 긴장을 풀 수도 없다.

내가 긴장이 풀리는 순간 소피는 다시 먹어서 안 되는 것들을 먹어서 또 아플 것이다.

나는 이걸 소피한테서 수도 없이 많이 봐왔기 때문에 지금도 긴장은 풀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토리 때는 그러지 않았다. 산책줄을 길게 잡아도 별문제 없이 잘 걸었는데 소피는 왜 그러는 건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내가 예전에 키우던 토리는 순둥이 여서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소피와의 일상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소피는 어릴 때 데리고 와서 아주 그냥 천방지축 날뛸 때 데리고 와서 그런지 아직도 이런 일들이 다반사이고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서 내 마음이 편해질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어린 시절의 소피를 생각하면 지금의 소피는 엄청나게 많이 좋아졌다고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어린 시절 소피는 완전히 딱 미친 강아지였다.

산책만 나가면 다른 강아지들한테 엄청나게 짖어대거나 아니면 산책 중에 다른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같은 것들을 먹고 돌아와서 병원에 들르거나 둘 중 하나였거나 둘 다였다.

그래서 내가 소피의 나쁜 행동들을 고쳐보려고 오만가지 생각들과 별의 별짓을 다 했다.


물론 훈련하는 데에는 돈도 많이 들고 노력도 엄청나게 들어갔지만 이걸 안 할 수도 없어서 엄마 아빠를 먼저 설득시키는데 엄청 힘들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소피가 내 말을 너무 안 들어서 에너지 많고 어린 강아지를 내가 키울 수 없다면 동물병원에서 권한대로 동네에 다른 사람들이 지시한 대로 동물보호소 같은 데에다 갖다 버릴까?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깟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엄청난 노력을 해야 내가 버틸 수 있었다. 그런 말들에 신경을 쓰는 순간 그 사람들에게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온 갓 나쁜 감정들과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찾아온 감정들로 인해서 내가 버티지 못했다.


나를 그런 감정에서 끌어올려준 건 아마 소피였을 것이다. 보호소에 보내지 않고 내가 끝까지 훌륭하게 키운 것이 그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마음에 있는 상처들은 쉽게 아물지 않는다.

그때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했던 상처의 말들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평생을 그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를 위한다고 했던 말들이었던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화살들이 내 마음에 비수처럼 꽂혀서 나도 이런 상한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


내가 선택한 소피를 보고 나한테 소피를 동물보호소에 보내는 게 더 났지 않겠냐고 이런 훈련사를 찾아서 훈련하는 것이 났지 않겠냐고 마음대로 권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렇게 마음대로 말하는 사람들에게 내 입장에서는 속상했고 화가 났다.


물론 나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나는 모르지 않는다. 나도 마음대로 말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무엇을 권하고 있는지 알기에 덮어버릴 수는 없어서, 새끼 강아지인 소피를 키우는 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안 되어서 마음속에서 그런 속상한 마음들과 화가 났던 마음들 나쁜 감정들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소피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게 힘들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속상하고 화난 감정들과 상처를 받았던 감정들이 남아있어서 힘들다. 그런데 지금은 덜 힘들다고 할 만큼 소피와의 일상이 좋아졌다.


나는 이렇게 소피가 달라졌다는 것을 사람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


나는 이런 기분과 마음이 든 적은 처음이었다.


토리를 키우면서 나는 당연히 어린 새끼 강아지도 내가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하고 화가 났다.

결국에는 나의 피 눈물 노력을 통해서 훈련을 시작하면서 소피는 조금조금씩 좋아졌다.


소피의 개코 능력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피는 다른 강아지들이 행동하는 것처럼 똑같이 행동한다는 걸 나는 모르지 않는다. 어떨 때는 다른 강아지들처럼 나쁜 행동들을 할 때도 있다.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 먹어서 아파서 병원에 데려가는 것들 산책 중에 다른 강아지들을 보면서 만나고 싶어서 흥분해서 짖어대는 것들 흥분을 가라앉지 못해서 결국에는 풀들도 먹고 다른 이상한 것들도 막 먹어서 토하는 것들..... 등등 다 내가 본 소피의 나쁜 행동들이다.


소피가 그렇게 나쁜 행동들을 한다고 해서 이제 와서 소피를 못 키우겠다고 보호소에 버리는 건 상상도 못 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소피에게 코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감각이라는 걸 나는 잘 알기에 나는 앞으로도 그저 조금 더 조심시키고 지켜봐 주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와 함께 나의 보호아래에 소피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멈추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소피를 키우는 데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게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0화반려동물을 더 잘 키우기 위한 보호자의 숙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