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야생

by Zootopia

오늘은 캐나다 데이, 한국으로 치면 공휴일이다. 엄마 아빠도 쉬는 날이어서 나는 같이 놀러 가자고 했다. 우리가 아는 집사님과 함께 공원에 가서 고기도 구워 먹고, 아이스크림 과자를 사기 위해 사다리 게임도 했다. 꽝은 내가 걸렸는데, 엄마가 결국 카드를 안 가져오셔서 내가 돈을 냈다. 엄마가 거저먹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과자를 먹은 후엔 집사님 집 근처에 있는 비치에서 산책을 했다. 캐나다에는 숲이 정말 많아서 길을 잘 모르는 사람은 금방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특히 밤에는 곰이나 사슴 같은 야생동물도 자주 나타날 수 있다. 너구리과인 라쿤이나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스컹크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다. 말 그대로 ‘생 야생’이란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곳이다.


오늘은 특히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차를 댈 곳도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비치에서는 두루미과의 새도 볼 수 있었다. 정말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엄마는 아침에, 동생이 남자친구와 함께 아쿠아리움에 갔다고 말했다. 나도 아쿠아리움에 가고 싶었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그 자리는 내가 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엄마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동생이 어디 간 줄도 몰랐다. 그래도 나는 따로 엄마, 아빠, 집사님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아쿠아리움은 다음에 놀러 가길 소원해 본다.


집에 돌아와서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오니, 엄마는 여느 때처럼 글을 쓰고 계셨다. 나도 강아지 산책을 마치고 소파에 앉아, 엄마 곁에서 편하게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저녁 산책을 한번 더 나가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밖에서 너무 놀았나 보다. 개들도 내팽개치고 말이야... 개들도 같이 데리고 갈 걸 그랬다. ㅎㅎㅎ


오늘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결국에는 못 데려갔다. 소피는 아직 어리니까 괜찮지만, 루이는 나이가 많아서 더위에 쓰러질까 봐 걱정됐다.

루이는 내가 아는 집사님의 강아지이다.


그래서 개들은 집에 두고 우리만 나갔다. 사실 마음 한편엔 소피를 데려가고 싶은 마음도 같이 있었지만 결국엔 데려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엄마 아빠에게 그런 티는 내지 않았다. 그런 마음을 참은 나 자신이 조금은 대견했다.


오늘은 그냥 나한테 주는 선물 같은 하루였다.

소피야, 다음엔 너도 우리 가족이랑 같이 많이 놀러도 많이 다니고 가까운 곳에 여행도 다니자. 언니가 약속할게.

이 약속은 우리 가족 누구도 깨뜨리지 못할 거야.

매일매일 사랑해.


오늘은 각자 강아지와 함께 좋은 하루를 보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만의 좋은 하루가 이렇게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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