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가볍게 스시 몇 점 집어먹고 맥주 한 잔 하고 싶은데,
요즘엔 그게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더군요. 접시 하나에 1,800원부터 많게는 15,000원까지. 몇 접시 먹다
보면 금세 3~4만 원.
예전보다 더 깔끔하고 정갈한데, 희한하게 기억에 남는맛은 줄어든 느낌입니다.
조직도, 좀 닮아 있습니다.
성과는 내고, 연봉도 올라 있고, 복지도 많이 좋아졌고, 회사는 효율적으로 굴러가죠.
그런데 요즘엔 일이 잘 풀려도 뭔가 서늘할 때가 있습니다. 프로세스는 완벽한데, 관계는 낯설고, 보고는
잘 되는데, 팀워크는 흐릿합니다.
전에는 일이 잘 안 풀려도 같이 웃고, 같이 푸념하고,
같이 야식 먹으며 버티던 기운이 있었거든요.
요즘은 그런 장면이 참 드뭅니다.
한때는 회식 다음 날 “어제 고생하셨습니다” 하며
컨디션 음료 하나 책상에 슬쩍 올려두는 센스 있는 후배가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었고, 부장님이 “야식
하나 시켜?” 하고 던진 한 마디에 탕비실로 삼삼오오 모이던 밤도 있었죠.
그게 꼭 좋아서라기보다는 일이 사람 사이에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시절이 완벽하진 않았죠. 요즘 관점에서 보면 지나치게 수직적이고, 불필요한 잔정이 부담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가끔은 생각납니다.
차갑지 않았던 조직. 사람 냄새 나던 순간들.
지금 우리는 더 잘 만들어진 프로세스 안에서 일하지만 감정은 비워두고 움직이는 구조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묻게 됩니다.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이 조직 안에서, 나는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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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기에, 일보다 먼저 점검해야 하는 건
‘나’라는 사람의 방향성과 존재감 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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