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대 늦은 나이에 손주를 키우는 ‘황혼 육아’ 조부모가 늘고 있습니다. 맞벌이 자식을 대신해 손주 돌보기를 자처했지만, 약해진 관절과 척추로 인해 황혼육아가 쉽지만은 않은데요.
기저귀를 갈고 끼니를 챙기며, 목욕 시키기 등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손주 양육은 자칫 부모님의 건강을 해치고 골병 들게 할 수 있어 황혼육아를 맡겼다면 부모님 건강에 신경쓰세요.
황혼육아를 할 때 생길 수 있는 부모님 건강 문제를 체크하고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황혼육아 시 생길 수 있는
부모님 건강 문제
▮건초염
7~9kg에 달하는 아이를 반복적으로 안고, 무거운 장난감이나 책가방 등을 수시로 들면 손가락과 손목에 강한 압력이 가해지고 꺾이면서 건초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건초염은 뼈나 관절에 붙어 관절을 움직일 때 쓰이는 힘줄 겉의 얇은 막인 건초에 염증이 생겨 손가락과 손목, 어깨 등 관절에 찌르는 듯한 통증과 부종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예방법>> 아이를 안을 때는 팔을 앞으로 늘이거나 밑으로 내리지 말고 가슴에 최대한 가까이 붙입니다. 그래야 어깨나 손목 등에 부담이 덜합니다. 책가방은 양 어깨에 둘러메고 손목이나 팔에 걸어 들지 않도록 합니다.
▮허리디스크
바닥에 있는 아이를 안아 업으려면 허리를 굽히게 됩니다. 이때 척추는 활처럼 굽어지면서 허리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요. 아이를 업었을 때도 아이의 체중의 10~15배에 달하는 하중이 허리에 가해지게 됩니다. 황혼육아를 하는 조부모는 디스크와 허리 주변 인대, 근육이 퇴행된 상태라 이런 동작을 반복하면 허리디스크와 척추전방위증이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예방법>> 바닥에 있는 아이를 안아 올려서 업을 때는 다리를 편 채 허리만 굽히지 말고, 무릎을 굽힌 뒤 아이 키높이 정도로 몸을 낮춰서 안아 올립니다. 의자에 앉아서 아기띠를 이용해 아기를 안은 다음, 식탁 등에 손을 짚고 천천히 일어나는 것도 방법입니다. 가능하면 앞으로 안기보다는 뒤로 업고 30분 이상 아이를 안거나 업지 않는 게 좋습니다.
▮관절염
조부모는 퇴행성 변화로 무릎 관절이 약화돼 있습니다. 하지만 황혼육아 시 아이 눈높이에 맞춰 옷을 입히거나 음식을 먹이느라 쪼그려 앉을 때가 많고 아이를 안고 업는 과정에서 아이의 체중만큼 하중이 무릎이 전달되어 문제가 나타나는 겁니다. 이런 동작을 반복하면서 관절과 인대 손상이 심해지고 연골이 파열돼 퇴행성관절염이 가속화됩니다.
예방법>> 아이 눈높이에 맞춰 무언가를 해줘야 할 때는 의자를 준비해 앉고 눈높이를 맞추는 게 좋습니다. 이때 다리는 앞으로 편하게 뻗습니다. 아이에게 옷을 입히는 등의 동작을 취할 때는 바닥에 아예 앉아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부좌 자세는 무릎에 부담을 크게 줌으로 무릎을 세우고 앉아 아이를 다리 사이에 끼우는 것도 방법입니다.
▮골절
물이 많은 욕실 바닥에서 아이를 씻기면 미끄러져 넘어질 위험이 큽니다. 조부모는 근육량이 적고 뼈가 약하며 운동신경이 젊은층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가볍게 넘어져도 골절을 입기 쉽습니다.
예방법>> 욕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깝니다. 작은 의자를 준비해 앉아서 아이를 씻기는 것도 좋습니다. 욕조에서 아이를 씻길 때는 샤워 커튼을 이용해서 욕실 바닥에 튀는 것을 막아야 미끄럽지 않아 골절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
황혼육아를 자처했지만, 손주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기 위해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 스트레스 탓에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소아는 흔히 떼를 잘 쓰고 말이 잘 안 통하므로,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 고립감도 잘 생기지요. 아이와 떨어져 있는 시간에 쉬지 않고 육아용품을 사거나 빨래를 하는 등 아이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육아에 시달리는 것도 우울증 위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예방법>> 하루 3시간,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배우자나 자녀에게 아이를 맡기고 자기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거실에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틀어놓아 고립감을 줄이는 것도 좋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를 돌보기 위해 다시 육아에 뛰어든 부모님입니다.
황혼육아 때문에 골병이 들지 않도록 수시로 부모님 건강 체크를 하고, 오롯이 육아를 맡기지 말고 1주일에 2일은 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