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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NY JD Oct 24. 2024

“알아야 면장을 하지”

면장의 두 얼굴 - 그것이 알고 싶다


TV 조선 윤정호 앵커가 최근 윤(대통령)•한(국민의 힘 당대표 2024년 10월 현재) 간의 대통령실과 국힘 갈등을 둘러싸고 일을 하려면 학식이나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뜻의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속담을 이야기하면서 "고집불통 벽창호 신세를 면하려면 스스로 깨우쳐 알라“는 공자 말을 인용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한 대통령의 어정쩡한 스탠스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은 무슨 일을, 하려면 그에 걸맞은 실력과 견식(見識)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대화 중 상대가 알아듣지 못해 답답할 때 흔히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속담이 자주 등장한다.


여기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면장은 행정단위인 면의 최고 책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TV 조선 앵커의 멘트를 통해 그게 아닌 ”고집불통을 면하려면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는 면면장(免面牆)“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면면장’은 공자가 아들에게 <시경>을 배우지 않으면 담장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서서(面牆)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사람처럼 식견이 좁고 답답해진다고 훈계했다는 이야기(<논어> ‘양화’)에서 유래한다.


따라서 이 속담은 “알아야 담벼락을 면하지”라는 의미로, 그 일을 하려면 관련된 학식과 능력을 충분히 갖춰야 함을 말한다.


그런데 이 면면장이 시간이 흐르면서 이 면장(免牆) 아니라 행정단위 면의 장인 면장(面長)으로 인식된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그 면장 말이다.

의미를 생각해도 '알아야 면장 노릇을 할 수 있다'가 자연스럽고, 속담의 교훈성, 실용성, 보편타당성이라는 특성에도 부합할 수는 있어 보인다.   

알아야 면장을 하지 속담은 조선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1900년대 들어서 통용되었다는 게 속설이고 보면 근세 이후에 생긴 신생 속담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면사무소의 우두머리인 면장(面長)이라는 직제가 생긴 일제 때와 시기적 관련성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특히 일제 초기 면장 직이 처음 생겼을 때 일본어나 행정 능력이 요구되던 당시 상황에서 생긴 신생 속담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자연스럽다는 게 설득력을 더하지 않나 싶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무엇인가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야 답답함을 면할 수 있다는 공자의 말씀에 유추하여 바로 '알아야 면장을 하지'란 속담이 나온 것은 분명한 것 같다.


TV 조선 앵커의 멘트를 통해 알아야 면장을 하지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 큰 수확이다.


그러나 앵커가 말한 알아야 면장을 하지가 내포하고 있는 뜻의 관철은 대통령•당대표 면담에선 안 된 것 같아 영 개운하지가 않다.


‘혹시나’했더니… ‘역시나’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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