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자, 기부하면서!
영어 어근 don-의 어원은 라틴어 donum, donare이다.
라틴어 명사 donum은 “선물‘이란 뜻이다.
여기서 동사 donare ‘선물로서 주다(give as a gift)가 파생하였고, donare에서 ‘선물하기’란 뜻의 donationem이 파생했다.
이 단어가 donation ‘기부, 기증’의 직접적인 어원이다.
그러나 원로 법조인 한승헌 변호사의 수필집 ‘산민객담’을 보면 “도네이션은 한국말에서 파생되었다”라는 이색 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
기부를 뜻하는 영어 ‘도네이션(donation)’의 어원이 한국어라는 것이다.
영어 ‘donation’은 한국어의 ‘돈 내쇼’에서 ‘돈네이숑’으로, 다시 ‘도네이션’으로 진화했다는 게 그의 웃고픈 주장!
여기에 더해 고건 전 총리의 수정 의견도 눈길을 끈다.
“‘도네이션’은 영국식 발음이고,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식으로는 ‘더 내쇼’에서 ‘더네이션’으로 발전했다”다.
2022년, 미국의 고액기부 상위 10건의 기부액을 합산한 결과 93억 달러(약 11조 88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전문매체 크로니클오브필란트로피에 따르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지난해 빌 앤 멀린다게이츠재단에 50억 달러(약 6조 4650억 원)를 기부하면서 최고액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건의 기부 총액(93억 달러)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그의 기부금은 공중보건, 국제개발, 교육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크로니클오브필란트로피는 지난 2022년 미국에서 개인이 공식적으로 밝힌 기부 활동을 집계해 이번 명단을 작성했다.
비공개로 벌인 자선활동, 현금 이외의 형태로 기부한 경우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상위 10대 고액기부 내역을 살펴보면, 기부자 8명(중복 제외) 가운데 6명은 억만장자다.
이들 6명의 순자산을 합하면 3250억 달러(약 415조 3200억 원)가 넘는다.
게이츠에 이어 2위로 이름을 올린 기부자는 글로벌 투자사 클라이너퍼킨스(Kleiner Perkins)의 이사장 부부 존 도어와 앤 도어였다.
존 도어는 지난 1980년대부터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밴처캐피털(VC) 투자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구글, 아마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같은 IT기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순자산만 90억 달러(약 1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도어 부부는 자신들이 설립한 베니피커스재단을 통해 미국 스탠퍼드 기후지속가능대학에 11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기부했다.
식량안보, 지구과학, 에너지기술 등을 탐구하는 스탠퍼드 기후지속가능대학을 세계 최고의 기후변화 전문 교육기관으로 육성한다는 목적이다.
도어 부부의 기부금은 연구원 보조, 학과 신설, 신기술 개발 등에 사용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부모 재클린·미겔 베이조스 부부도 세계적인 암 전문 연구기관인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연구센터에 7억 1050만 달러(약 9050억 원)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은 향후 10년간 암 센터에서 진행될 임상 시험, 면역 요법 연구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제프 베이조스의 전 부인인 맥켄지 스콧은 해비타트인터내셔널, 미국 보이즈 앤 걸즈클럽, 미국가족계획연맹에 각각 4억 3600만 달러(약 5550억 원), 2억 8100만 달러(약 3580억 원), 2억 7500만 달러(약 3500억 원)를 기부했다.
총 9억 9200만 달러(약 1조 2600억 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고액기부자 명단에는 유산기부자도 있었다. 전 콜러아트센터 관장인 고(故) 루스 드영 콜러 2세는 지난 2020년에 사망했다.
그는 예술인을 지원하는 재단 ‘루스파운데이션 포 더 아트(Ruth Foundation for the Arts)’ 설립을 위해 생전에 4억 4000만 달러(약 5600억 원) 규모의 유산기부 의사를 밝혔다.
기부금은 매해 2000만 달러(약 254억 원)씩 재단에 전달되고 있다.
이 밖에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는 4억 7430만 달러(약 6040억 원)를 수잔톰슨버핏재단에 기부했다.
스티브·코니 발머 전 MS CEO는 오리건대에 4억 2500만 달러(약 5410억 원)를, 데니 샌포드 퍼스트프리미어뱅크 창업자는 UC샌디에이고에 1억 5000만 달러(약 1910억 원)를 쾌척했다.
기부왕 워런 버핏의 평생 자선사업에 대한 총기부는 480억 달러다.
게이츠와 그의 전 부인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이미 1994년부터 자신들의 자선 재단에 500억 달러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게이츠는 ”이제 우리가 일하는 모든 분야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 시대의 큰 위기는 우리 모두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며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르는 거대한 세계적인 좌절은 사람들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을 막지 말아야 한다"라고 자선의 의미를 축약했다.
그는 "해결책의 일부가 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절망 속에서 포기하는 것보다 낫다"고도 말했다.
매켄지 스콧,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의 전 부인 역시, 이혼 후 겨우 2년 만에 270억 달러의 순자산 가운데 120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그녀가 발표한 첫 번째 미디엄 블로그 게시물에서, 그녀의 기부를 발표하는 에세이 시리즈가 될 것에 스콧은 다음과 같이 썼다.
"작년에 나는 내 재산의 대부분을 그것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사회에 돌려줄 것을 맹세했고, 사려 깊게 그것을 하고, 곧 시작하고, 금고가 비울 때까지 그것을 유지할 것이다."
뭔가 다른 포스를 느낄 수 있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라는 우리네 속담이 있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게 중요하다”라는 의미다.
기부왕 최상위 미국인들이 한국말을 참 잘하는 것 같다.
‘돈네이숑’도 알아듣지,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도 알아듣고 실천까지 척척 해내니 말이다.
한국인들도 도네이션의 어원 국가 사람답게 또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 “를 속담으로 삼고 있는 민족인 만큼, 기부레 관한 한 실천파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넘쳐나는 돈네이셩(도네이션)을 통해 금전적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개층의 한국 사람들이 치료도 받고, 교육도 받으면서 신명 나게 사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오르는 한파 속에서도 이를 상상하니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