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폐목이 가져다주는 그나마의 활용법
산 불은 인류의 재앙이다.
화마가 휩쓸고 간 후 황폐화된 산림의 참담함을 그대로 담아내는 게 산 불이어서다.
산림을 다시 복원하기 위해서는 이같이 불에 탄 나무를 모조리 베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타다 만 나무는 지름이 큰 원목인 경우 재생산성이 있지만 소나무 외 등 작은 나무들은 가공 방식이 일상화되지 않고 가공이 어려워 그대로 방치되기 일쑤다.
문제는 이렇게 방치된 나무들이 다시 산 불을 일으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거나, 집중 호우 시 물길을 막아 대형 홍수로 이어지는 재앙의 악순환의 원인 제공자라는 점이다.
이처럼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을 경계해야 함에도 그대로 방치되는 게 너무나 안타깝다.
정부와 지자체의 큰 고민이기도 하다.
프레시안의 한 기사에 따르면 UN기후변화협약서중에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인정받은 게 있다
다름 아닌 우드 펠릿이다.
우드펠릿(wood pellet)이란 나무를 벌채하고 남은 목재나 산불 현장의 폐목가운데 방부제·도료 등의 화학 물질이나 유해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임업 부산물을 선별해서 일단 톱밥으로 만든 후, 길이 3~4cm 굵기, 1cm 이내의 원기둥 모양으로 압축해 가공해 내는 일종의 ‘목질계 바이오원료’다.
목탄 난로의 주원료다.
가열 과정에서 목재 성분 중 리그닌이 녹아 접착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압축이 가능한 이점도 있다. 하지만 불에 탄 나무는 리그닌이 거의 없어 우드 펠릿 성형이 어려워 재활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연구 개발 성공한 기업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고 있다,
우드펠릿의 원재료인 나무는 성장하면서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하고 이것을 태우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또 숲에 버려지는 산불 폐목이나 벌채 후 산업용품으로 가공 후 남은 임업 부산물 등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결국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자연분해될 나무를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잇 점이 있는 게 바로 이 우드 펠릿이다.
이 때문에 우드 펠릿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것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탄소순환논리에 의거, UN 기후변화협약에서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까지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에서 우드펠릿은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으뜸이다.
이로 인해 ’ 미이용산림바이오매스'라는 어려운 용어도 등장했다.
이 우드펠릿 수요가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정부가 2012년 재생에너지지원제도를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로 변경하고, REC가중치를 1.0~2.0으로 전환하자, 대형화력발전소들이 RPS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우드펠릿을 혼합해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드펠릿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으며, 급기야 수요를 맞추기 위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을 정도다
REC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활성화를 위해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우드펠릿은 환경부가 아닌 산림청에서 관리한다.
인체 유해한 화학물질을 배출하는 유연탄이나 석유코크스와 달리 주원료가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지 않은 순수 목재이기 때문이다.
우드펠릿은 사용시설 검사나 다이옥신 배출 허용기준도 적용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허가 기준이 느슨하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같은 목재라도 한번 가공을 거친 폐목이나 가구 등으로 만든 '펠릿'은 '바이오 고형연료(SRF)'로 분류한다.
또 야자껍질이나 폐지류 등으로 만든 펠릿도 '바이오 SRF'로 분류하고 유해성분을 배출하기 때문에 이는 환경부에서 관리한다.
일부 화력발전소가 더 큰 이윤을 남기기 위해 순수 목재와 임업 부산물의 우드펠릿이 아닌 폐목재나 왕겨 등을 혼합한 '바이오 SRF'를 사용하다 적발돼 국민들의 공분을 산 적도 있다
문제는 산불 현장에서 폐목을 가져다가 가공하면 우드펠릿으로 양산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음에도 진행이 느릿느릿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비합리적인 생산 구조라는 점이다.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화석연료의 사용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였지만,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우리는 태풍, 홍수, 폭염, 혹한과 대형 산불로 인한 지구 및 인류 생존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화석연료 기반의 사회에서 탈피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이 ‘제로’인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기로 선언한 바 있다.
산불 피해를 입고 버려졌던 나무더미를 가루 화하고, 신재생에너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 시급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고사한 나무들을 자원화하는 게 시급한 것이다.
목재 펠릿은 탄소 배출량이 경유의 8% 수준이고 장작보다 화재 위험이 낮아
신재생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황폐한 산 불 현장의 고사한 폐목들도 깨끗이 해결하고, 국내 재생에너지로의 충당도 가능하고…
일석이조인 이 산업이 왜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걸까?
아무리 곱씹어 봐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석이조의 게임인 것 같인데…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