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생긴 선생님
큰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했는데
젊고 친절하고 아름다우신 선생님들이 가득한 사립유치원이다.
염색머리에 화사한 눈 화장에 마스크까지 쓰고
복장이 비슷해서 (내가 늙었다는 증거인지도)
언뜻 보면 우리 담임 선생님이 누구신지 잘 모르겠는데, 자료집에 넣은 사진 역시 포토샵으로 화사하게 만들어서 부담임 선생님과 - 내 눈엔 - 거의 쌍둥이급으로 닮으셨다.
처음으로 아이 아빠가 하원 픽업을 간 날
아이 담임선생님이 반갑게 인사했다는데
다시 봐도 못 알아볼 것 같다며 공감해주었다.
요 며칠은 아이반에 열명이 넘는 확진자가 생기고,
담임 부담임 원장 선생님까지 확진되셔서
초비상 사태가 발생했다.
다행히 꼭 필요하면 등원이 가능해서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고 있다.
오늘 하원길에 - 딸아이가 기대하던 - 쿠킹클래스 잘했느냐고 물으니
“아니, 김 OO 선생님이 못 오셔서 취소됐어”
“아 … 그럼 오늘 무슨 선생님이 돌봐주셨어?”
“응, 다른 반 선생님들이 들어오셨는데, 똑같이 생긴 세 분의 선생님이 돌아가며 들어오셨어. 흐흐”
(크게 웃으며) “똑같이 생겼다고? 같은 사람인 거 아니야?”
“아니야. 셋 다 다른 선생님인데 똑같이 생겼더라고. 진짜야 ㅋㅋ 근데 엄마 왜 그렇게 크게 웃어?”
“응. 얼마 전에 아빠랑도 그런 이야기를 했어서 너무 웃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