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의 사회생활
코로나로 둘째 어린이집이 며칠 문을 닫아서
급히 시댁에 이틀 맡기게 되었다.
맞벌이 부부지만 어린이집에 백 프로 의지하며 육아하는 중이라
가까운 시댁 찬스지만 부모 없이 아이만 맡기는 날은 한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라
아이가 시부모님과 온종일 있는 모습은 잘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보내주시는 사진들을 보면 떼 한번 부리지 않고 주시는 밥도 잘 먹고
혼자서 아주 잘 놀고
낮잠까지 한숨 주무시는 모양이다.
집에서는 아직 떼쟁이 둘째지만
어린이집에서도 꽤나 모범생으로 지내는 다섯 살 아들은 할머니 집에서도 이미지 관리에 성공했다.
신랑의 저녁 퇴근길 차에 실려오느라
평소보다 늦은 귀가를 한 아이가 안쓰럽기도 해서
“오늘 할머니 집에서 엄청 잘 지냈다면서? 아주 아주 착하고 멋진 아이였다면서? 우와~~ 멋지다! 우리 OO이!!” 하고 폭풍 칭찬을 해주었더니
머쓱하게 웃으며 말한다.
“엄마 근데 나 엄마 집에서는 쫌.. 나쁜 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