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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프레젠스> 짧뷰

[2024 VIFF 리뷰 1]

by 날날이

<Presence>(2024)는 오래된 저택으로 이사온 아시아계 가족이 집에 있는 어떤 존재를 느끼게 되고 벌어지는 미스테리의 이야기이다. 워낙 많이 소비되는 소재인만큼 소더버그가 만들어낸 작품 중 가장 고리타분해보이지만, 영화는 소더버그가 과감하게 선택한 쇼트로 인해 새롭게 다가온다.


<Presence>는 첫 쇼트부터 마지막 쇼트까지 존재들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그 시점쇼트들은 영화에 긴장감을 부여해주는 동시에 관객들을 강제적으로 관음증의 자리에 위치시킨다. 일반적인 미스테리 영화와 달리 관객은 등장인물들에 동일시하지 않고, 미지의 존재에 동일시하게 된다. 그리고 그 존재의 위치에서 레베카와 크리스의 갈등을, 타일러의 일탈을, 클로이의 섹스를 훔쳐본다. 그리고 관객들은 저택의 존재와 마찬가지로 가족의 회복을 기대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결말과 함께 마지막 장면에서의 거울 장면은 영화가 시작하면서 줄곧 진행된 동일시를 깨트리는 동시에 등꼴이 오싹하게 만든다.


소더버그의 신작 <Presence>를 최고의 영화라고 말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소더버그가 영리하게 미스테리 장르를 변주했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2024년 VIFF 리뷰 재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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