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VIFF 리뷰 2]
지아장커의 <풍류일대>(2024)와 레오 카락스의 <It’sNot Me>는 여러모로 유사한 영화이다. 각각 영화의 감독들은 중국과 프랑스의 거장이자 전세계의 많은 시네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감독이고 두 작품 모두 자신의 이전 작품들을 레퍼런스로 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두 영화는 장르적으로 갈라진다. 지아장커가 자신의 영화인생과 중국의 변화를 스토리를 통해 풀어간다면 레오 카락스는 실험적 몽타주를 통해 풀어낸다고 할 수 있다.
지아장커는 <임소요>의 자오 타오와 빈의 이별과 재회의 과정을 풀어내며 이야기 속에 중국의 변화와 그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녹여낸다. 각각의 쇼트들은 중국에 대한 초상화이자 지아장커의 카메라다. 반면 레오 까락스는 장-뤽 고다르의 후기 실험영화들에 영감을 받은 듯한 실험적 아카이브 영화를 통해 자신의 영화세계를 보여준다. 때론 가학적이면서도 실험적이고 미적인 까락스의 쇼트들은 서로 단절되어 있으며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지 않지만, 그대로 실험적 몽타주가 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카락스의 <It’s Not Me>는 아쉬웠다. <It’s Not Me>는 카락스가 이전에 만들어냈던 ‘독창성’보다는 ‘어디서 본 듯한’ 실험에 그쳤다. 특히나 카락스의 내레이션은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고다르를 너무 크게 의식한 듯 <이미지 북>에서의 고다르의 내레이션과 겹쳐보이기 까지 한다. 반면 지아장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중국의 이미지가 되며, ‘어디서 본 듯한’ 멜로드라마마저 지아캉커의 카메라를 통해 그만의 독창적인 이미지가 된다.
(2024년 VIFF 리뷰 재업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