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얽매이지 않는다.
갈수록 뭔가 얽매이는 느낌이 싫어진다,
" 퇴근했냐? 다름이 아니라 고민이 있어서 얘기 좀 하려고~! "
이미 다른 사람들과 약속이 있어서 자리를 하고 있었는데 친하게 지내는 형님이 갑자기 전화가 왔다.
" 무슨 일 있어요? 이직? "'
다행히 이직은 아니라고 했는데 무슨 일인지 궁금했다.
서둘러 자리를 마감하고 집으로 일단 왔다. 마당에 난 풀이 무성해서 이번에는 꼭 뽑으려고 했다.
풀을 한 줌 뽑아서 손에 들고 아까 형님이 전화했던 것이 생각나서 늦은 시긴이지만 전화를 했다.
" 어디예요? 집? 이따 나올 거예요? "
일단 주변에 형수님 목소리가 들렸는데 나름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9시에 자주 가는 꼬치구이집에서 보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시간 맞춰서 슬슬 자전거를 타고 가서 술집 앞 테이블에 앉아 별구경을 하고 있으니 조용히 킥보드를 타고 형님이 나타났다.
" 무슨 고민이에요? "
정작 고민을 들어보니 집에 경사가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좋은 것이었다.
" 그건 고민이 아니잖아요.! 그냥 맥주 한잔이 필요했고만요."
고민이 있다고 해서 술집에 갔는데 사실은 그냥 저녁에 심심해서 술이 먹고 싶었던 것이었다.
김치어묵탕에 낚기다.
" 여기 김치어묵탕이 맛있어 보이네. 여기에 소맥 먹자. "
자주 가는 작은 꼬치집에서 그동안 안 먹어 봤던 메뉴를 골랐다. 날씨가 살짝 쌀쌀하니 김치어묵탕이 잘 어울릴 거 같았다. 꼬치집에 앉아 있으니 인테리어 때문에 일본 여행을 온 느낌이 들었다.
" 이제 카라반 팔아야 할 것 같아. 자꾸 카라반이 있으니까 더 캠핑을 의무적으로 가는 것 같아. "
갑자기 잘 쓰고 있는 카라반을 팔겠다는 것이다.
카라반이 있으니까 일부러 계속 더 캠핑을 가게 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옛날에 캠핑카가 있을 때 매주 나가야지 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일종의 강박관념이었던 것 같다.
" 그냥 캠핑 가고 싶을 때 텐트 가지고 가거나 호텔 이용해서 다니는 것이 훨씬 정신적으로 좋을 거 같다. "
아마두 캠핑 가는 것 자체가 힘든데 안 가자니 그렇고 해서 억지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
전에 비슷한 경험이 캠핑카를 팔았을 때이다. 한창 캠핑을 가네 마네 하다가 막상 팔고 나니 홀가분해지는 기분이 들었었다.
그래서 지금은 지인에게 얻은 텐트 하나만 가지고 캠핑을 다니고 있다.
10년은 넘은 텐트인데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물론 비가 좀 샌다. 그리고 물론 다른 텐트들보다 조금 덜 예쁘다.
" 시원하게 한잔 하시죠. 또 카리반 팔고 나면 아쉬울 거예요. "
사실 작은 카라반을 팔고 나니 나중에 더 큰 캠핑카를 하나 갖고 싶다는 꿈을 계속 꾸고 있다.
아무래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10년은 더 지나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 아마도 차라리 아무것도 없는 지금이 홀가분해요. 꿈꾸고 있을 때가 더 간절하고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
글 속 사진의 술집은요?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 꼬치구이 전문점
노꾼포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