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설픈 적이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딪다.
새벽에 일어나 해안가 자전거 도로를 한 바퀴 돌고 와서 쓰러지듯이 자고 있었다.
" 너 지금 어디냐? 나 너네 집 근처에 왔는데. "
울산에 있다는 사람이 갑자기 집 앞에 와서 전화를 하니 조금 당황했다.
" 점심이나 먹자. 그런데 이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다. "
전화를 받으며 이미 부스스한 몰골로 나가고 있었다.
" 여기 친한 형이 와서 밥 먹고 올게. "
점심 뭐 먹을지 고민하고 있던 애들과 와이프를 뒤로 하고 당장 뛰쳐나갔다. 나른한 주말 오후의 이벤트가 생긴 것처럼 조금 신이 났다.
" 정문에서 기다려 금방 나갈게. "
얼른 정문으로 가니 새벽바람에 달려온 초췌한 청년이 서 있었다.
" 오호. 반갑네. 이 근처 많이 변했다. 어디 식당 갈 거야? "
근처 시내에 식당이 뭐가 있는지 모르지만 일단 가기로 했다.
어디 좋은 곳으로 가야 하는데 마땅한 식당이 보이지 않아서 일단 길가에 주차하고 한참을 걸었다.
큰 마트 근처에 밥집이 보여서 들어갔다. 순두부찌개를 시켰는데 옛날에 어머님이 식당 할 때 만들었던 그런 맛이 나서 좋았다.
" 형네 어머니도 식당 했다고 안 했나? "
사실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처음에 만났을 때부터 형은 부모님이 두 분 다 돌아가셔서 형제끼리 컸다고 했다.
" 응. 했었지. 음식 맛있었어. 막걸리도 한잔 할까? "
점심때부터 막걸리 시킨다니 겁이 덜컥 났다.
' 이거 취하는 것 아닌가? '
다행히 저녁에 근처에 동네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조금만 먹는다고 해서 안심을 했다.
그런데 제육볶음 세트를 시켰는데 밥만 나오고 제육볶음이 나오지 않았다.
" 저기 저희 세트 시켰는데 아직 고기가 안 나왔어요. "
메뉴판을 보고 직원분께 말하니 대답이 시원하지 않았다. 메뉴를 잘 모르는 눈치였다.
" 죄송합니다. 메뉴 주문 시 잘 못 들어갔어요, 금방 만들어 드릴게요. "
매니저분이 뛰어 오셔서 설명을 해 주셨다. 직원분이 오신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다.
" 괜찮아요. 천천히 주세요. 막걸리 더 먹으면 되죠."
예전에 홍대에서 첫 아르바이트로 피자배달을 한 적이 있는데 첫날에 배달할 집을 못 찾아서 한 시간 만에 간 적이 있다.
그때 생각하면 너무 어설프다. 다행히 사장님께 혼날까 봐 걱정해 주는 친절한 손님들을 만나서 다행이었다.
" 그래, 누구나 어설플 수 있어. "
" 나도 노량진에서 실타래 만들 때 그랬는데. 나중에 사장님이 지점 내준다고 하셨어. 진짜야."
형도 직원분이 어설프지만 다 처음이 있는거야 하면서 시원하게 막걸리 한잔했다.
" 맞아. 뭘 해도 어설플 때가 있어. 그게 시작이지~! "
글 속 사진의 식당은?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도 하늘도시 진로마트 근처
북창동 순두부
밥 한 끼 먹기에 적당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