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에서 시도하였다가 집단 반발을 산 의대정원 확대 안이 이번 정권에서 다시 추진될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의사협회는 집단 파업을 예고했다. 의사 같은 전문직은 자신의 독점적 이익을 지속시키고자 의사 자격증 소시자의 수를 최대한 줄이려는 본성을 갖고 있다. 이른바 ‘계급 폐쇄 전략’이다. 의사집단이 의대 증원을 반대하고, 간호사 업무를 확대하는 간호법에 반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으리라.
나는 고교시절, 의대에 가기 위하여 찐 문과 성향인 내 적성은 무시하고 2학년 계열 선택을 이과로 하였다. 재수까지 하였으나 의대는 가지 못하고 사범대로 진학하였다. 지금도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박봉에 교원 성과급도 잘 나오지 않을 때엔 가끔 생각한다. ‘그때 삼수해서 의대에 갔으면 어땠을까?’
좀 어렸을 때엔 내가 의대에 진학하고자 하는 목표는 의사가 되어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일을 하고자 선택하기 위함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남들에게 보이는 시선을 의식하여 결정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고교 동창들만 보아도 의사를 하고 있는 친구와 일반 기업 또는 나 같은 월급쟁이(?)와의 연봉 격차는 어마어마하다.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은 이런 소득 수준의 불균형으로 인한 불행의 감정을 좀처럼 피해 가기 어렵다. 나 역시 평범했고 ‘너희들은 불행히 살지 마라’는 의도로 3학년 담임교사를 할 때에 의과대학에 한 명이라도 진학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였다.
그러므로 의대로 진학한 졸업생의 ‘계급 폐쇄 전략’을 부추긴 사람 중 하나가 나 같은 인간이리라.
이과계열 최우수 학생들의 의대쏠림 현상. 그로 인한 대한민국 과학 기술 분야 퇴보. 이는 대한민국 교육이 ‘홍익인간’의 교육 이념 따윈 사라진 지 오래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성질 급한 고교 관리자들에게 오늘쯤엔 모두 발탁된 2024학년 고교 3학년 담임들은 예비 고3들에게 첫인사로 말했을 것이다.
“지금의 이 모든 것은 다음 그리고 다음의 돈벌이를 위해 존재하는 거야. 그러니 일단 참아.”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줄게."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