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의 기억

by 성심

비 온 뒤 퍼져있는

싱긋한 풀의 내음


안개가 가득 껴있는

비릿한 바다의 내음


나의 등대이던 너의

꼬순한 개의 내음


풀의 향기에는

너와 산책하던 설렘이 담겨있고

바다의 향기에는

너와 걸어왔던 희로애락의 과정이

너의 향기에는

못 다해준 나의 미안함이 남아있다.


가만히 앉아 너의 향기를 맡아본다.

점점 멀어지는 뱃고동 소리.

너의 향기도 점점 옅어진다.


너도 나의 내음을 맡는다.

어떤 기억이 그리도 소중했을까.

필사적으로 킁킁대던 하얀 코는

더 이상 꿈틀대지 않는다.


‘아가. 나에게선 어떤 향이 났니?’


씁쓸한 운무가 걷히고 그 너머엔

달콤한 무지개가 하늘에 걸려있다.

애써 웃음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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