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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센티 Jun 08. 2022

매일의 동화 19

괜찮아! 여름이야.

"그러니까 알았지? 학교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야 해."

엄마는 지아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응, 그런데 엄마..."

지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엄마가 곧바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식탁 위에 빵 있거든. 그거 먹고 바로 학원 가방들고 공부방으로 가는 거야."

"응, 엄마 그런데..."

"이동할 때 엄마한테 전화 꼭 하고, 공부방 끝나면 단지 앞 빵집 알지? 거기서 학원차 타고 바로 영어학원 가면돼. 차가 몇 시까지 온댔지?"

"3시 30분. 그런데 엄마..."

"학원차에서 내리면 놀이터 가지 말고 바로 집으로 들어가서 숙제해야 해. 알았지? 오늘은 엄마가 최대한 빨리 퇴근할게."

"응, 그런데 엄마, 나 학교에서 덥더라. 나 반팔 입혀주면 안 돼?"

"응? 더워?"

엄마는 놀란 표정으로 지아를 바라보았다.

 "아직 봄인데..."

"아니야, 더워! 엄마, 꽃들이 다 졌잖아. 여름이라고."

엄마는 그제야 주변을 둘러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꽃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나뭇가지에 초록의 잎들만 무성했다.

"치, 놀이공원으로  봄소풍 가기로 해놓고..."

지아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엄마는 무릎을 구부려 앉은 뒤 지아의 소매를 천천히 걷어 주었다.

"엄마가 미안, 이제 봄이 지난 걸 알았네."

엄마의 얼굴엔 미안함이 가득했다.

지아는 그런  엄마를 크게 껴안았다.

"괜찮아, 난 여름도 좋아! 여름에 꼭 놀이하러 가야 해."

"응!"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아를 더 꽉 껴안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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