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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센티 Jun 20. 2022

매일의 동화 20

가리비처럼 씩씩하게 걷기

한바탕 폭풍우가 지나간  바닷속, 남해바다에는  많은 바다 동물들이 떠밀려 왔어요.

그중엔 가리비도 있었어요.  폭풍우가 온다는 어른들 말을 듣지 않고 수면 위로 놀러 나온 게 화근이었어요.

남해바다는 너무 낯설었어요. 물도 따뜻하고 처음 보는 바다 동물들이 많았지요.

모두들 가리비를 이상하게 쳐다보았어요.

가리비는 빨리 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주위를 둘러보던 가리비는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참돔에게 물었어요.

"혹시 동해바다로 가는 길을 아시나요?"

참돔은 입을 삐죽 내밀웃었어요.

"동해바다? 하하하 꼬마야, 그 먼 곳을 어찌 헤엄쳐 갈 생각이냐. 나 같은 지느러미도 없이."

가리비는 참돔의 말을 듣고 생각했어요.

'헤엄쳐서 못 가면 어떻게 가지?'

그때 가리비 앞으로 바닷 뱀이 빠르게 지나갔어요. 가리비는 뱀을 불렀어요.

"뱀 아줌마! 동해바다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바닷 뱀은 긴 몸을 멈추어 가리비를 위아래로 쳐다보았어요.

"지금 동해바다라고 했어? 아서라. 나처럼 길고 날씬한 꼬리가 없는데 그 먼 곳까지 어떻게 기어가려고 그러니?"

가리비는 바닷 뱀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했어요.

'기어서 못 가면 어떻게 가지?'

그때 가리비가 있는 바다 위로 갈매기가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갈매기 씨! 동해바다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해요?"

갈매기가 한참을 둘러보다 바다 밑에 있는 가리비를 발견했어요.

"동해바다? 허허허, 넌 나처럼 날개가 없어 날 수도 없는데

먼 곳까지 어떻게 가려고? 내가 입으로 물고 간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너를 잡아먹을 것 같구나."

갈매기의 말에 가리비가 몸을 부르르 떨었어요.

가리비는  속상했어요. 울상인 가리비를 보고 불가사리가 말했어요.

"가리비야, 속상하겠지만 때로는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거야. 네가 이곳에 적응하고 사는 수밖에 없어 보이는구나."

가리비는 불가사리의 말을 듣고 한참을 고민했어요. 그리고 결심한 듯 말했죠.

"지느러미도 꼬리도 없지만 전 동해바다로 갈 거예요! 물속을 걸어가면 돼요!"

가리비는 보란 듯이 물속을 걸어갔어요. 큰 입을 벌렸다 오므리며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갔답니다.





아무것도 없지만 씩씩하게 걸어가자! 힘차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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